[비즈니스포스트]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등 3곳이 5G 28GHz 대역 할당 공고에 참여해 제4이동통신사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종텔레콤과 마이모바일은 제4통신사에 재도전하는 것으로 과거 탈락 요인이었던 부분을 어떻게 보완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세종텔레콤이 제4통신사 재도전을 위해 과거 탈락 요인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주목된다. |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하고 있어 자금확보 측면에서는 제4이동통신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제4이통사 모집에 스테이지엑스,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등 3곳의 접수가 완료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개월의 심사를 거쳐서 2024년 1월 중으로 서류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서류심사를 통과하려면 사업계획의 타당성, 기술 준비 정도 등을 입증해야 하는데 특히 자금조달 계획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할당하는 5G 28GHz 800GHz 폭은 최저입찰가가 742억 원이고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기지국 수가 6천 개에 이른다.
742억 원은 과거 정부가 통신3사에 부과했던 할당 대가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 등이 자체적으로 마련하기에는 큰 금액이다.
여기에 기지국을 건설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3년에 최소 1천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이미 2015년 제4이통사에 도전했을 당시 1차 심사를 통과했으나 정부에서 제시한 재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차 심사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세종텔레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5억1천만 원 정도에 그치는 만큼 1천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약 231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번에 마이모바일이란 컨소시엄을 꾸려 재도전하는 미래모바일도 2016년 제4이통사에 지원했지만 자금조달 계획 미비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함으로써 미래모바일은 어느정도 재무적인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모바일은 향후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 원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자금 조달에 있어서는 스테이지엑스가 가장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되는 알뜰폰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신한투자증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의료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신규 법인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그동안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분 20.94%를 임직원이 포함된 신규 투자조합에 넘기고 일부는 새로 참여하는 투자사에게 매각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이 8.3%까지 낮아졌다.
스테이지파이브는 2022년 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만큼 자체 재무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로 신한투자증권을 끌어들임으로써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있다.
다만 이번에도 과거처럼 제4이통사 출범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결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거대한 제4이통사 출범으로 인한 ‘메기효과’인데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 모두 이런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규모 측면에서 한계가 크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제4이동통신사가 기업과소비자거래(B2C)가 사업 위주로 운영하기를 원하는 반면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는 모두 기업간거래(B2B)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대학교와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에 28GHz 주파수를 깔아 기존 통시사와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B2B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세종텔레콤도 B2B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12월2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출혈 경쟁까지 나설 생각은 없다”며 “28GHz 대역의 경우 투자비가 많이 든다. B2C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릴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통신사가 B2B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제4이통사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도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선정하기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기껏해야 수도권 B2B에 특화된 사업자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등장 가능성 역시 단기적으로는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