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토요타가 최근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5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국내에 내놨다.

2016년 한국에 출시된 기존 4세대 프리우스는 2018년 국내에서 3953대가 판매되며 해당 차종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새로 썼지만 2019년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에 맞선 '노재팬(일본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을 받아 판매량이 이듬해 반토막 난 뒤 지난해엔 584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토요타는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자사 하이브리드 기술을 쏟아부어 완전히 새롭게 만든 프리우스 5세대 모델로 한국에서 '원조 하이브리드차'의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때마침 한국에선 시들해졌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고 토요타(렉서스 포함) 한국 판매량 역시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형 프리우스가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명성에 걸맞는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 시승행사에 참가해 직접 타봤다.

◆ 역동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환골탈태', 일본 브랜드 실용성 돋보이는 실내

14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이팩토리스튜디오에서 신형 프리우스 시승행사가 열렸다.

5세대 프리우스는 2.0리터 하이브리드(HEV)와 2.0리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량으로는 2가지 모델의 최상위 트림이 제공됐다. 판매가격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XLE 4370만 원,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SE 4990만 원이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4세대 프리우스. <토요타코리아>

눈으로 직접 본 신형 프리우스는 공기역학에 주안점을 두고 울퉁불퉁한 라인이 많이 들어간 독특한 모습에 디자인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기존 4세대 모델과 비교해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야 사토키 토요타 부수석 엔지니어는 디자이너에게 "멋진 자동차를 그려 달라"고 요청해 기존 프리우스와 완전히 다른 한 장의 스케치를 받은 뒤 이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고객의 애차가 될 만한 성능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5세대 프리우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을 최우선에 두고 주행성능 및 경제성 등을 개선 또는 유지하는 데 힘썼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런 만큼 신형 프리우스는 4세대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을 실내 엠비언트 라이트 색상을 제외하곤 똑같이 만들었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전면부에는 망치의 머리를 닮은 형상에서 유래한 해머헤드 콘셉트 디자인을 적용했다. U자형의 LED 헤드램프는 상단의 얇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돼 넓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

전면 하단에 자리잡은 대형 그릴은 2세대 TNGA(토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 플랫폼에 기반해 낮은 무게중심을 한층 더 강조하면서 역동적 이미지를 더했다.

5세대 프리우스 디자인의 특징은 옆에서 볼 때 가장 잘 나타난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헤드램프 위에서부터 낮은 경사로 끊김없이 A필러(차체와 지붕을 잇는 첫번째 기둥)를 지나 후미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실루엣은 극단적으로 짧은 리어 오버행(뒷바퀴 중심에서 차 끝단 사이 거리), 대구경 19인치 휠과 어우러져 스포츠카를 상기시키는 날렵하고 역동적 인상을 준다.

토요타는 디자인 스케치를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공력성능에 손해를 보면서도 차 천장의 가장 높은 지점(루프 피크)을 4세대 모델보다 더 뒤쪽으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또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조형요소와 캐릭터 라인(차체 옆면에 그은 디자인 라인)을 최소화했다. 심지어는 차 뒷문 손잡이도 C필러에 숨겨뒀다.

후면부엔 수평으로 뻗은 리어 콤비네이션 테일 램프를 달았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전체적으로 젊고 역동적이면서 세련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실내에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일본 브랜드 특유의 실용적 구조가 돋보였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일반적 차량에서 운전석은 스티어링 휠 사이로 계기판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과 달리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 휠을 달고 그 위로 볼 수 있는 툭 튀어나온 계기판을 멀찍이 배치했다.

이는 실제 차를 몰 때 전방을 주시하기에 용이했다. 

보는 것은 멀리 배치하고 조작하는 것은 가까이 배치했다는 것이 토요타 측의 설명이다.

멀티미디어는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수입차임에도 순정 내비게이션의 완성도가 매우 만족러웠다.

공조기 조작계는 피아노 건반 형태의 물리 버튼으로 만들어져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편리했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실내. <토요타코리아>

그 아래 기어박스 앞 공간은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인 것 처럼 보였지만 빈 수납공간으로 남겨뒀다.

다만 날렵한 외관의 핵심인 낮은 경사의 A필러는 실내에 앉았을 땐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한 느낌을 줬다. 특히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려면 A필러와 부딪히는 일이 잦았고 좌·우회전을 할 때 시야를 일부 가려 성가신 감이 있었다.

◆ 다른 주행감성의 2가지 선택지, '명불허전' 경제성은 기본

시승은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스튜디오를 출발해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160여km 구간에서 진행됐다. 

기점까지 가는 구간에서는 먼저 2.0리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몰아봤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주행. <토요타코리아>

시승차량은 차를 모는 내내 부족함 없는 가속성능과 경쾌한 주행경험을 선사했다.

전기차처럼 조용하면서도 출발과 동시에 최고 출력을 내는 전기차와는 달리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속도를 내고 싶은 만큼 시원스럽게 치고나갔다.

신형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2.0리터 엔진과 고출력 구동을 위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조합으로 시스템 총 출력 223마력(ps)의 성능을 낸다. 4세대 모델보다 약 80%나 개선됐다.

시승차량의 공차중량은 1605kg으로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1450kg)보다 10%가량 무겁지만 시스템 총 출력은 코나의 약 143ps보다 56% 더 높다.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조작감이 부드러웠고 시승차량은 코너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는 대로 즉각 반응하며 경쾌하게 머리를 돌렸다.

토요타는 새 프리우스의 스티어링 휠 응답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 앞단의 횡굽힌 강성을 15% 향상시켰다고 한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주행. <토요타코리아>

정숙성도 훌륭했다. 

시승행사 날은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렸는데 엑셀을 거칠게 밟으며 속도를 높이는 도중에도 크지 않은 빗소리와 저음의 엔진 소리만이 들려와 동승자와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EV(전기차)모드를 활용하면 1회 충전에 64km를 배터리 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차를 충전할 장소만 확보할 수 있다면 통근용으로 시승차량을 활용할 때는 최소한의 기름만 넣고 전기차처럼 탈 수 있을듯 했다.

사실 연료비 절감을 위한 것이라면 애써 EV모드를 많이 활용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는 '원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의 명성은 '명불허전'이었다.

경기도 가평 기점까지 약 80km 구간에서 시승차량의 연비는 리터당 32.4km를 보였다. 해당 시승 구간의 절반가량은 EV모드로 운전했다. 

기점에서 갈아 탄 신형 프리우스 2.0 하이브리드 모델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내외장 디자인을 입은 데다 코너링과 승차감까지 모두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주행감성에선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전기차로 느껴졌던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차의 감성이 더 많이 묻어났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주행. <토요타코리아>

힘껏 엑셀을 밟으면 속도가 붙기 직전에 낮은 음역대의 작지 않은 엔진 소리가 차량의 움직임을 앞서 예고했다.

가속성능도 부족함은 없었지만 직전에 똑같이 생긴 플러그인하이드 모델을 몰았던 탓에 초콜릿을 먹은 뒤 곳감을 맛본 듯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신형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스템 총출력 역시 196ps로 4세대와 비교해 60%나 높아졌다. 

가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약 80km의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은 리터당 24.2km의 연비를 나타내고 있었다.

차량을 탄 순서상 5세대 프리우스의 두 모델 중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에 더 눈길이 갔지만 하루의 시승이 아닌 차량을 보유한다고 생각하면 충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차중량은 1445kg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보다 160kg이나 가볍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제 때 충전할 수 없어 방전된 채로 달린다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기름값을 아끼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타보니, '환골탈태' 외모에 가속성능 연비 훌륭

▲ 5세대 프리우스 주행. <토요타코리아>

5세대 프리우스는 개발 단계부터 디자인에 방점을 찍고 가속성능을 크게 개선했음에도 기존의 높은 연비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5세대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뜨거운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