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주력사업인 D램 업황이 개선되고 낸드플래시 수요도 꾸준히 늘며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근본적 경쟁력 회복을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안고 있는 만큼 3D낸드의 매출비중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이 계속 나온다.
◆ 메모리반도체 업황개선 최대 수혜
이승우 IBK증권 연구원은 7일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D램의 가격하락세가 올해 3분기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과 미국 PC시장이 회복되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D램 수급상황이 개선되며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고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신산업의 발달도 서버업체들의 메모리 수요증가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경쟁업체들은 낸드플래시에 투자를 집중하며 D램 수요증가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SK하이닉스가 D램 가격상승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3분기 영업이익 6330억 원, 4분기 75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각각 21.3%, 54.7% 높아진 것이다.
서버업체들이 하드디스크(HDD) 저장장치를 낸드플래시로 전환하며 스마트폰업체들의 평균 메모리 탑재량도 꾸준히 증가해 낸드플래시 수요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모두 증가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주요 공급처안 애플 아이폰7이 흥행할 경우 실적전망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근본적 경쟁력에 의문 안아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분기별 평균 1조 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실적을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업황개선에 따라 이어지고 있는 실적 성장세를 내년에도 꾸준히 지속해야 SK하이닉스가 완전한 명예회복을 이뤄낼 수 있는 셈이다.
▲ SK하이닉스의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용 메모리. |
결국 지속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향후 실적개선의 견인차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승우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호황은 내년에도 계속되겠지만 D램의 경우 경쟁사의 전략변화에 따른 업황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의 D램 실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3D낸드 기술에서 삼성전자와 일본 도시바 등 강력한 경쟁사에 맞서고 있는데 기술력에서 뒤처져 생산능력과 수율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D낸드 기술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시장성장에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역량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에서 매분기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매출비중이 25% 정도에 그쳐 사업경쟁력에 꾸준한 의문을 낳고 있다.
3D낸드 기술이 발전할수록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3D낸드에 연구개발과 생산투자를 집중해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성혜 연구원은 “향후 메모리반도체 업황변동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기술력과 수율을 끌어올려 수익성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