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전량교체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유통점에서 판매가 계속되고 사용자들이 교체를 미루고 있어 폭발사고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갤럭시노트7의 품질 논란이 이어지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수요가 애플 아이폰7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의 공식 리콜을 진행하려면 정부 산하기관인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에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식리콜이 진행되면 미국 유통점 등이 결함 가능성이 있는 갤럭시노트7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승인과정이 복잡해 리콜에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 소비자평가지 컨슈머리포트는 CPSC측에 삼성전자가 공식리콜 검토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삼성전자 역시 공식리콜을 신청할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빠른 대응을 위해 공식 리콜이 아닌 자체 리콜을 실시했지만 갤럭시노트7의 교환이 의무사항은 아닌 만큼 사고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SA투데이는 “아직 미국의 일부 유통점에서 갤럭시노트7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제품 교환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만큼 아직 수많은 기기가 폭발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을 자체적으로 실시한 뒤에도 폭발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6일 호주의 한 호텔에서 갤럭시노트7이 충전하던 중 폭발해 15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사용자가 손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 호주법인은 손해배상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 사용자가 신제품으로 교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결함이 있는 제품을 판매한 삼성전자가 손해를 책임져야 할 피해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100만 대에서 24대 정도가 불량인 수준이라고 밝혔는데 이 통계는 이미 접수된 폭발사고 건수를 놓고 계산한 수치인 만큼 시간이 지나며 피해가 전 세계에서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남아있다.
전자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와 주요 항공사는 갤럭시노트7의 폭발위험을 이유로 기내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 호주의 한 호텔에서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가 또 일어났다. |
경제전문지 파이낸셜리뷰는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7보다 갤럭시노트7을 앞서 출시하기 위해 서두르다 품질관리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트래터지의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존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사용하던 구매자의 45%가 애플 아이폰7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마켓스트래터지는 “최근 갤럭시노트7의 리콜 결정으로 기존 구매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것”이라며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직전 경쟁사의 불미스런 사고로 수혜를 입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가에서 이통사를 통해 갤럭시노트7의 환불과 개통취소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7을 환불받은 뒤 아이폰7로 수요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리뷰는 “지난해 갤럭시S6엣지가 공급시기를 놓쳐 판매부진을 겪은 전례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중요한 성장모멘텀을 놓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