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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회의' 불안감 커지는 COP28, 화석연료 퇴출 놓고 각국 이해관계 엇갈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12-08 16: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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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회의' 불안감 커지는 COP28, 화석연료 퇴출 놓고 각국 이해관계 엇갈려
▲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참가국의 국기가 게양된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자칫하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핵심 의제인 화석연료 문제를 놓고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과 산유국, 개발도상국 사이 각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갈라지는 만큼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7일(현지시각) 유엔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진행 상황을 놓고 “당사국총회 일정은 8일부터 재개된다”며 “8일은 합의문 관련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이번 당사국총회는 11월30일 개막해 12월12일까지 이어진다. 총회 기간의 중간인 7일 하루는 일정이 없는 휴일이고 8일부터 총회가 후반부에 접어든다.

최대 관심사는 화석연료 퇴출 여부를 놓고 전 세계가 뜻을 모을 수 있을지 여부다.

유엔은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Most discussed topics)’ 가운데 1번으로 ‘화석연료 사용의 단계적 퇴출 혹은 감축(phasing out or reducing the use of fossil fuels)’를 꼽았다.

유엔은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협상가들이 파리협정에서 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강화하는 방안과 화석연료의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합의를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석연료 퇴출 목표를 두고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의미 있는 합의문이 도출될 가능성에는 부정적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으로 보인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사국총회에 참석중인 각국 대표단을 향해 협상 진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우리는 오직 과거와 다른 행동을 통해서만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이제 모든 정부는 당사국총회에 참가한 대표단에게 명확한 행군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석연료 퇴출을 놓고 190여 개 나라가 공통된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는 일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당사국총회 최종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와 관련해 담길 문구에는 △질서 있고 공정한 단계적 감축(an orderly and just phase-out) △저감 되지 않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노력의 가속화(accelerating efforts towards phasing out unabated fossil fuels)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언급하지 않기 등이 논의되고 있다.
 
'빈손 회의' 불안감 커지는 COP28, 화석연료 퇴출 놓고 각국 이해관계 엇갈려
▲ 사이먼 스티엘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각) 당사국총회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 누리집 갈무리>
질서 있고 공정한 단계적 감축은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선진국들의 입장을 주로 반영한 내용으로 화석연료의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화석연료 수출에 국가 경제를 크게 의지하고 있는 산유국에서는 화석연료 자체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사국총회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루에이는 7일(현지시각) 행사에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에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모두 제거할 수도 있는데 왜 대안이 나오기도 전에 싸워야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주장대로 질서 있고 공정한 단계적 감축이 합의안에 포함되더라도 실제 이행 과정은 간단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질서 있고 공정한’ 이라는 문구에는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먼저 경제발전을 이룬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먼저 화석연료를 퇴출하거나 개발도상국과 최빈국들의 화석연료 퇴출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발도상국과 최빈국들은 화석연료 퇴출 과정에서 유예기간 또는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석유 생산을 시작한 우간다의 루스 난카비르와 에너지부 장관은 “우간다에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모욕적이고 계속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며 “선입선출(first in, first out) 규칙으로 우간다가 화석연료를 퇴출하는 가장 마지막 나라가 될 수 있다면 화석연료 퇴출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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