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초연결로 가전사업 돌파구 마련에 주력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내년 생활가전사업 ‘살리기’에 명운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부회장은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의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6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이 자신의 전문분야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에서 물러나고 생활가전사업부장을 유지한 것을 두고 생활가전사업에 ‘올인’하기 위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에는 삼성전자가 가전사업을 이끌 사장급 임원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승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장 사장이 2022년 10월 사임하면서
한종희 부회장이 일시적으로 가전사업부를 맡은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으로 입사해 TV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영상디스플레이 전문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석우 사장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임명하고
한종희 부회장이 가전사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가전사업의 반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인 만큼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2022년 세탁기 강화유리 파열에 따른 품질 문제와 더불어 2023년 실적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또 초연결 생태계가 중요해진 가전사업의 특성상 스마트폰과 TV를 모두 하나로 묶을 권한을 가진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이 이끄는 DX부문 아래 생활가전과 VD사업부, MX(모바일)사업부가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이미 스마트싱스를 DX부문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4일 조직개편을 통해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을 DX부문 내 DPC(디바이스플랫폼센터)에 통합했다.
다바이스플랫폼센터는 2022년 12월 조직개편 때 신설된 곳으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개발, 운영,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곳이다.
서비스비즈그룹은 그동안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스마트아파트, 스마트빌딩과 같은 B2B(기업간거래)사업과 가전구독 서비스 등을 진행해왔는데 이를 디바이스플랫폼센터에서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장이던 박찬우 부사장이 디바이스플랫폼센터 내 사업화부문 총괄을 맡게 된다.
▲ 삼성전자가 2023년 4월 '두바이몰'에 설치한 '스마트싱스 팝업스토어'를 찾은 현지 소비자들이 스마트싱스 기반의 다양한 제품간 연결 경험을 비롯한 삼성전자 최신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
한종희 부회장은 스마트싱스의 확장성과 경쟁력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왔다.
한 부회장은 2023년 10월24일 한국전자전(KES 2023)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가 경쟁사들의 스마트홈 플랫폼보다 더 나은 기술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 1년에 5억 대 이상이 연결되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TV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갤럭시에도 기본적으로 스마트싱스가 탑재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규모의 초연결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2024년 1월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삼성전자의 ‘CX·MDE(고객 경험·멀티디바이스경험)’ 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CX·MDE 사업은 스마트싱스로 스마트폰(12억8천만 대), TV와 모니터(1억3600만 대), 가전(1070만 대) 등 삼성전자의 14억2670만 기기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가전사업에서 사물인터넷 관련 매출은 폭발적으로 커질 공산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2020년 608억 달러(약 77조 원)에서 2025년 1785억 달러(약 226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미트싱스의 수익모델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미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 맞춤형 푸드 플래폼 ‘삼성 푸드’, 건강관리 솔루션 ‘삼성 헬스’ 등을 수익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태영 삼성전자 CX·MDE 상무는 11월13일 홍콩에서 열린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앞으로 여러 제품군을 보유한 삼성전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