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검증된 최종 사용자(Validated End User·VEU) 승인을 내준 데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안 본부장은 25일 서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VEU 승인과 관련해 “매년 배송 품목과 관련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회사가 사업을 유지하기가 절망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한국 기업에) 매우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 안덕근 “VEU 승인은 의미있는 조치, 윤석열-바이든 관계 덕”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월21일(현지시각)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청사에서 그린경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VEU는 미국 정부가 지정된 품목 수출을 사전에 승인한 기업들에만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수출 규정을 뜻한다. 승인을 받게 된 기업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서 사실상 무기한으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2022년 10월 중국의 고성능 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해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광범위하게 제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VEU로 지정해 중국 공장에 장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이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을 배려한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바라봤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미국과 한국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안 본부장은 "양국 대통령의 협력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러한 관계가 없었다면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중국이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흑연 수출을 통제한 것과 관련해선 중국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군사적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며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중국산 흑연이 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지 설명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중국이 여전히 매우 중요한 경제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채널을 가동해 중국과 경제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 본부장은 90%가 넘는 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 공급망을 확대하는 한편 인조 흑연 국내 생산 확대를 지원하는 데에도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