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이 이끄는 한라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작업이 막을 열었다.
만도는 28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만도를 지주회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분할하는 내용의 분할계획서를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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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
만도 전체주주 중 66%가 참석했고 이 가운데 74%가 찬성표를 던졌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12.95%)은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계열사 한라(17.29%)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7.71%) 등 주요 주주들이 모두 찬성하면서 안건이 가결됐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인적분할 비는 0.4782대 0.5217다. 분할기일은 오는 9월1일이다. 기업분할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주주들은 기존 만도 주식 1주당 신설법인 한라홀딩스와 만도 주식을 각각 0.48주와 0.52주씩 보유하게 된다.
사업회사 만도는 오는 10월6일 거래소에 재상장된다. 만도 주식은 8월28일부터 10월5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한라홀딩스 출범이 확정되면서 향후 한라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라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다.
한라그룹은 그동안 계열사 부당지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라그룹은 한라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만도와 한라이스터를 통해 2차례에 걸쳐 한라에 36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만도가 한라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한라마이스터가 이 자금을 한라의 증자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라그룹은 한라의 부실을 우량 계열사인 만도로 전가한다는 주주들의 비판을 받았고 만도 2대주주인 국민연금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신사현 만도 부회장은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체제 도입을 통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몽원 회장도 “지주회사 전환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만도를 통한 건설부문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분할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정 회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만도는 이번 사업분할 목적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유상증자로 현금이 소진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을 사업분할에 활용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설법인 만도와 한라홀딩스가 정식 출범하면 만도의 자회사로 투자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 만도브로제, 만도신소재 등이 남게 된다. 한라홀딩스의 자회사로 한라마이스터, 만도헬라, 한라스택폴 등이 편입된다.
한라홀딩스는 향후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계열사 지분 거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홀딩스가 한라가 보유한 한라마이스터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경우 부당지원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의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 투명성과 독립경영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만도의 영업이익이 향후 꾸준히 증가하여 현금창출이 이뤄져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