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일본 정부 지원을 받아 구마모토에 세 번째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일본에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제3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에도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며 중국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반도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21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세 번째 공장을 신설해 일본을 중요한 반도체 생산기지로 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현재 구마모토에 모두 3조 엔(약 26조 원)울 들여 재1공장 및 제2공장을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제3 반도체공장에 3나노 미세공정을 도입한다면 시설투자 비용은 200억 달러(약 25조8천억 원)로 두 공장의 총 투자금액과 맞먹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TSMC 등 해외 반도체기업의 투자 유치에 수조 엔의 보조금을 지원해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노력이 큰 성과를 불러오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TSMC의 구마모토 반도체공장 2곳에 총 시설 투자금의 절반을 보조금으로 제공하는 공격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TSMC는 구마모토 제1공장에 주로 6~12나노 공정을, 제2공장에 5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두 개발된 지 몇 년이 지난 기술이다.
대만 이외 국가에는 첨단 반도체 생산투자를 자제하는 TSMC의 사업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3나노 미세공정 도입을 위한 추가 투자가 결정된 데 이어 일본에도 3나노 기술을 도입한다면 본격적으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와 AMD 등 대형 반도체기업의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일본에서도 일부 생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TSMC가 일본에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때는 이미 3나노 공정이 최신 기술과 비교해 1~2세대 정도 뒤처진 공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TSMC는 블룸버그를 통해 “TSMC는 고객사의 수요가 있는 곳에 투자한다”며 “현재는 2번째 공장 투자 계획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이 확정되면 TSMC의 투자 논의에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게 될 수 있다.
TSMC가 대만에 집중되어 있던 첨단 반도체 생산거점을 미국과 일본으로 다변화한다면 중국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독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확정돼 투자에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대만 정치권에서 전문인력 유출과 국력 약화를 우려해 TSMC의 해외 투자를 경계하는 여론이 우세한 만큼 일본에 3나노 반도체공장 투자 확대 계획도 반발을 살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대만 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일본에 제4 반도체공장 건설을 추진할 잠재력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주요 장비와 소재 공급망이 충분히 구축되어 있는 만큼 파운드리 투자 확대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TSMC의 제3 반도체공장 건설 시점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