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폭발사건에 대응해 생산시설의 대대적 점검에 들어가면서 영국 등 해외에서 공급시기를 대폭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7의 본격적 판매시기가 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보다 늦어지는데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의문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를 조사하며 제품공급을 중단했다”며 “결함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위해 점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가 유통점과 이동통신사 등을 통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국 등 일부 해외국가에 갤럭시노트7의 본격적인 공급시기를 10월로 늦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유럽 출시를 9월2일로 예정하고 예약판매를 진행했는데 소비자들과 해외 유통점이 실제로 제품을 받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영국 공식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품절’로 표기하고 판매를 잠정중단했다. 유통점에도 갤럭시노트7 전시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호주법인 관계자 역시 갤럭시노트7의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의 출시 지연이 한국을 포함해 해외 여러 국가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를 아이폰보다 앞당겨 시장선점효과를 노렸는데 이런 전략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에 우위를 점하려면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고를 주목하며 삼성전자의 장점으로 꼽히던 스마트폰 품질경쟁력이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의문을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안전과 직결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당장 7일 공개되는 아이폰 신제품으로 수요가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BC뉴스는 장기간 부진을 딛고 실적 회복세에 오른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이번 폭발사건 영향으로 공급부족과 안전성 논란을 겪으며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3일, 늦어도 7일경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대응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등 이미 제품이 출시된 국가에서 리콜 등 대대적 조치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
|
|
▲ 삼성전자 영국 공식 온라인몰의 갤럭시노트7 예약판매 중단 안내. |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전에 중국 소비자가 충전중인 아이폰을 사용하다 감전되는 비슷한 사건을 겪은 애플도 충전기 무상교환 등 대규모 보상방안을 내놓은 만큼 삼성전자도 적극적 대응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갤럭시노트7의 세계 출시가 지연되고 전 세계에서 리콜을 진행하며 이와 관련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경우 당장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새 아이폰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되면서 마케팅비용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3분기에 4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 고전하던 스마트폰사업에서 갤럭시노트7로 반등을 노리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사고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