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예금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5%대 예금 금리를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새마을금고'다.
새마을금고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뱅크런(예금인출)’ 사태를 겪으며 부도설이 나올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높은 금리 경쟁력과 정부의 대대적 지원을 바탕으로 예금 잔액을 회복하고 있다.
▲ 새마을금고가 높은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신 잔액을 회복하고 있지만 경영혁신안 안착은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에는 경영혁신안을 내놓고 ‘새출발’을 선언한 만큼 고금리를 노리는 소비자가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예금을 취급하는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9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46조546억 원으로 집계됐다. 8월보다 2조3351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농협·수협·산림조합 등의 상호금융이 2조706억 원, 상호저축은행이 1조8545억 원, 신협이 2109억 원 가량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빠른 증가세다.
이런 흐름은 9월 한 달 동안만의 일이 아니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7월 말에서 9월 말까지 두 달 동안 4조1987억 원이 증가했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6월 말 벌어진 뱅크런 사태 당시 17조 원 가량이 빠졌는데 이후 한 달에 2조 원 이상씩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금리 경쟁력에 예금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비교사이트 마이뱅크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예금 최고금리는 5.20%로 예금 취급기관 가운데 가장 높다. 두 번째로 높은 신협(4.80%)보다도 0.40%포인트를 더 준다.
정부가 6월 말 뱅크런이 벌어진 뒤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협력으로 소비자 불안을 잠재운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들어 저축은행업계를 제치고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해왔는데 뱅크런 사태에도 정부 노력이 이어지며 소비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 새마을금고 예금 금리(1년 기준)는 예금을 다루는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자료는 한국은행 통계체계 내용 갈무리. |
새마을금고가 최근 ‘새출발’을 선언한 만큼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마을금고는 14일 회장 단임제과 전문 경영인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40페이지에 이르는 경영혁신안 내용 가운데 예금자 관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으로는 '강화된 예금자 보호제도'와 '전자공시체계 도입'이 꼽힌다.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 준비금 납입율을 늘리기로 했다. 현행 0.15% 수준인 준비금 적립률을 장기적으로 0.18~0.20% 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다른 상호금융권 대비 낮은 수준의 적립률을 감안해 납입요율을 올려 준비금 적립률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단위금고가 중앙회에 예금자보호 명목으로 준비금을 적립해 두고 이를 재원으로 예금자를 보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이를 다른 농·수·신·산협 등 다른 상호금융 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전자공시체계는 예금자가 한눈에 돈을 맡길 단위금고의 재정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된다.
다른 금융기관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세부경영통계를 한번에 비교하고 확인할 수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이것이 불가능했다. 한국은행 통계로 전체 금고 상황을 들여다보거나 새마을금고 홈페이지의 금고별 통계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다만 경영혁신안이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대한 내용이 담긴 혁신안이 제도로 안착하기까지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의 전반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장 공백으로 정상화 작업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전자공시체계 도입 등 구체적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각자 해야 할 일을 맡아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이라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