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예금인출·회장공백 등 내홍으로 몸을 사리면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돈이 말랐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큰 손의 귀환’ 효과를 바라볼 수 있어서다. 다만 은행채 발행 쇄도 등 녹록지 않은 환경에 시장 유동성을 조기에 보강하는 역할을 하기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 자본시장 '큰 손' 새마을금고 새출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효과가 조기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을 발표한다.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던 6월 말 예금인출 사태 이후 8월 출범해 3달을 준비한 경영혁신위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전문경영인 도입 등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렬 경영혁신위 위원장도 최근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견해를 내놨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준비하고 있는 혁신안을 두고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리스크 모니터링, 감독 체계 등 전반적 부분을 개혁해 선제적으로 금고 건전성을 높이는 게 혁신안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가 경영혁신위에 힘을 실어왔던 만큼 새마을금고의 정상화도 가까워진 것으로 여겨진다. 행안부는 14일 경영혁신위 브리핑 뒤 같은 자리에서 바로 혁신안 이행계획을 발표한다.
자본시장에도 새마을금고 정상화는 희소식이다. 새마을금고가 그동안 갖가지 잡음에 몸을 사리면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중심으로 돈이 돌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부동산시장 큰 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다만 새마을금고가 빠지니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가 부동산PF 자금을 회수하려 들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왔다. 서울 강남 ‘청담 르피에드 브릿지론’ 만기연장 실패가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청담동 프리마호텔을 고급 주거시설로 바꾸는 사업으로 10월18일이 브릿지론 만기였지만 연장에 실패했다.
새마을금고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4640억 원 규모 브릿지론에서 39%인 1800억 원을 공동1순위로 내줬다.
새마을금고는 하지만 자금을 거둬들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대주단 협의체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새마을금고가 자금을 회수해 전국 부동산PF 사업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저축은행·캐피탈·카드 등 부동산PF 취급을 늘려 온 제2금융권에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 2023년 은행채 발행 규모 추이.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자료 갈무리.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아니어도 은행채 발행량이 급증하면서 제2금융권 등 여전채와 비우량 회사채의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졌다는 점이다.
은행채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7조5393억 원 순발행됐다. 이는 올해 최대 수치다. 11월은 10일까지만 하더라도 7조5200억 원이 순발행된 상태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 비교적 비우량채권으로 여겨지는 여전채 등 제2금융권은 채권 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에는 회사채와 여전채 순발행이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새마을금고 혁신안 발표가 바로 원활한 시장 정상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안이 발표되더라도 새마을금고가 수장 공백을 겪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새마을금고는 박차훈 전 중앙회장을 비롯해 신용공제 대표이사와 지도이사, 전무이사 등이 기소돼 있다. 이 때문에 서열 5위권 내 인사가 모두 공백인 상태다. 새마을금고는 12월21일 회장 선거를 연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