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식음료 사업 위주의 성장을 주도했던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약품 연구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무늬만 제약사라는 세간의 평가에서 벗어나 제약사 본연의 정체성 세우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약사 본연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주고 있다. <광동제약> |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제약 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부회장은 2013년 취임 이후 제약 부문보다 비타500 등 식음료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식음료 사업의 성공에 힘입어 광동제약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돼 왔다.
광동제약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13년 4684억 원, 2022년 1조3215억 원을 기록하며 최 부회장 재임 기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3년 상반기에도 732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업인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옅어졌으며 '무늬만 제약사'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 광동제약의 2023년 6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식음료사업 비중이 60%에 이른다. 반면 약국영업은 23%, 병원영업은 13%로 제약 관련 사업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식음료 사업에 집중하다보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역시 현저히 적다. 실제 광동제약의 2022년 연간 연구개발 비용으로 138억 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과 비교해 1.6%에 그친다.
국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들은 연구개발에 전체 매출액의 약 10~20% 비용을 투자한다. 중소 제약사들도 평균적으로 약 3~5% 정도는 투자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적은 규모다.
하지만 올해 들어 최 부회장이 다시 제약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연구개발비로 약 9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의 약 2%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아직 중소 제약사의 평균에 못 미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늘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광동제약은 2020년 세스퀴테르펜 성분의 비만 치료제 KD101 국내 2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2023년 현재까지 2b상 프로토콜 및 적응증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3월엔 홍콩 제약사 자오커로부터 소아근시 신약후보물질 NVK002를 도입했다. 7월엔 이탈리아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키에시와 희귀의약품 3종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인사와 조직도 개편했다.
광동제약은 올해 3월 배기룡 상무이사를 의약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배 상무는 광동제약 의약사업전략 부문장으로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체결 등 연구개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의약품 연구개발을 의약연구개발본부와 천연물의약연구개발부문의 투트랙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도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연구개발 및 신약후보물질 도입,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다각도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