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차량용과 IT세트용 올레드 패널을 앞세워 실적 부활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부진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실적 방어를 위해 체질을 개선해 둔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내년 자동차 전장용과 IT세트용 올레드 패널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분기기준으로 영업흑자 달성에 성공한 뒤 내년 연간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비용절감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모바일, IT, TV, 전장을 포함한 모든 올레드 사업부의 체질 개선을 이뤘다”며 “이와 같은 사업구조 혁신은 내년에 3천억 원 규모의 영업흑자로 되돌아 올 것이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에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개선을 내다보는 배경에는 자동차 전장용 올레드 사업의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지만 자동차 전장을 비롯한 신규 올레드 애플리케이션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짚었다.
정호영 사장은 올해 초 "성장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올레드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특히 차량용 올레드 사업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전기차 분야와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SDV)에서의 올레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수주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보다 밝기를 2배 키우고 수명을 4배 늘린 '탠덤 올레드'와 고부가 LCD 제품 등에서 고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선행기술 협업을 통해 수주경쟁력을 쌓고 있다.
정 사장은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기술력을 쌓아올리면서 차량용 올레드 사업의 볼륨을 키워 전체 이익 체력 개선에 힘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 상무는 3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고부가 올레드 수주잔고 비중은 올해 40% 초반에서 2025년 이후 5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레드의 안정적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익 기여도 역시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미래차 내부 디스플레이 상상도 모습. < LG그룹 블로그 갈무리 > |
나아가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조직개편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오토사업그룹을 오토사업부로 조직을 키울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사업이 지난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LG그룹 계열사의 전장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이노텍의 합산실적이 전장분야 수주잔고 증가세에 힘받아 내년부터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이노텍은 전장사업 효과로 내년부터 동시에 실적 반등을 나타낼 것”이라며 “LG그룹 전장 3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앞으로 3년 간 연평균 30조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호영 사장은 또한 애플로 추정되는 고객사와 태블릿PC용 올레드 사업 협력에도 나서 내년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작업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T팁스터(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는 사화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애플은 기존 올레드보다 밝기와 수명을 3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탠덤 올레드를 아이패드에 적용함으로써 우수한 품질과 수명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이다”고 말했다.
레베그너스에 따르면 아이패드용 올레드 패널 가격은 스마트폰 올레드 가격보다 3~4배 높을 것으로 예상돼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공산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내년 1분기까지 IT용 올레드에 대한 양산 준비를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자동차나 대형 올레드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적용해 전력과 수명에 강점이 있는 고부가 패널로 실적 반등에 실마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정호영 사장은 LG디스플레이 부활을 위해 올해 원가절감에 보탬이 되는 작업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그 결실은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 LG화학과 협업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를 내재화했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원활한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수익성 제고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 등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혁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해 손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연말 성수기 수요에 대응해 올해 4분기부터 흑자기조를 나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