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중동지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중동지역에 가장 먼저 진출했기도 하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입은행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현지 금융 지원을 위한 기반도 선제적으로 다진 만큼 국내 기업의 중동지역 진출 확대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 하나은행은 국내 기업의 중동지역 진출로 기업금융 확대 등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9월25일(현지시각)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사아드 알 칼브 사우디 수출입은행 회장이 중동 지역 내 협력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 전 접견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하나금융그룹>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4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상호투자 확대, 안보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양국 사이 건설 및 인프라, 에너지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번 성명 채택으로 국내 기업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윤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등이 포함된 중동 경제사절단이 2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 발을 디딘 뒤로 한국 기업의 수주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3조 원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도시농촌주택부와 현지 5개 도시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국내 기업들의 중동지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 현지에서 자금조달, 지급보증 등 금융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기업금융 확대 등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국가 신용도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신용도보다 높아 하나은행이 현지 은행과 비교해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비용경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도 커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기준으로 한국 국가 신용도는 ‘Aa2, 안정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신용도(A1, 부정적)보다 두 단계 높다.
하나은행은 일찍이 중동지역에 진출해 다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점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금융당국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점이 향후 국내 기업의 금융 지원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사우디 수출입은행(Saudi EXIM)과 중동 지역 내 협력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가개발기금(NDF) 경영진을 만나는 등 중동 진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더욱 단단히 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사우디 수출입은행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가개발기금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사우디 비전 2030’ 관련 금융 지원을 실행하는 주요 국가 금융기관들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977년부터 중동지역에 처음 진출했으며 현재는 하나은행 아부다비지점과 바레인지점, 두바이사무소 등 3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 이승열 하나은행장(왼쪽)이 비에타 다쉰스카 무시즈카 폴란드개발은행 행장과 7월13일 미팅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이번에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동행한 점도 하나은행이 중동지역에서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금융권 인사로는 유일하게 중동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동행한 주요 그룹 총수나 각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일정에만 참석하고 카타르 일정에는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동지역에 최초로 지점을 내기도 했고 사우디아라비아 금융당국과 협업도 하기로 한 만큼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을 통한 양국 사이 가교역할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