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테스트장비업체 리노공업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채윤 대표는 고객의 주문에 특화된 제품을 소량생산하는 방식으로 고객처를 늘리며 꾸준한 사업다각화를 통해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 리노공업, 3분기도 성장세 이어갈 듯
김민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리노공업은 2분기 제품 대응력과 고객사 확대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며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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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 |
리노공업은 2분기에 매출 317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리노공업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연평균 11% 성장했다. 역성장은 한번도 없었고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36%에 이른다.
리노공업은 반도체패키징 이후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프로브핀, 테스트소킷 등을 생산해 종합반도체업체, 반도체설계업체(Fabless), 반도체위탁생산업체(Foundry), 반도체포장업체(Packaging) 등 다양한 반도체업체에 공급한다.
프로브핀과 테스트소킷은 반도체의 불량여부를 판단하는 제품으로 검사공정을 거치는 모든 반도체에 필요한 소모성 부품이다.
장준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노공업은 삼성전자, 퀄컴, NVIDIA 등 전 세계 약 1400개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매월 약 500개 업체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리노공업은 고객처의 주문에 대응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리노공업은 “오랜기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품종의 제품을 짧은 납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의 비메모리반도체 칩에 대응할 수 있는 테스트소킷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노공업은 상반기에 반도체업체들이 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단계에서 사용하는 테스트장비매출이 크게 늘어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차량용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새로운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면서 리노공업의 관련 장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해외 고객 매출비중도 크게 늘었다. 리노공업의 상반기 수출비중은 68%로 1년 전보다 8%포인트 올랐다.
리노공업은 3분기에 매출 347억 원, 영업이익 13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보다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14.7% 늘어나는 것이다.
◆ '공고 출신' 이채윤, 차별화된 제품으로 글로벌 공략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는 1950년 생으로 경상남도 남해에서 태어났다. 1969년 광성공업고등학교(현 경성전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금성사 부산공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1978년 11월 자본금 300만 원으로 비닐봉투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사를 설립하며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이후 헤드폰 부품, 카메라케이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회사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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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노공업이 생산하는 '프로브헤드(Probe Head)'. |
1990년대 인쇄회로기판(PCB)의 성능을 검사하는 핀을 개발하며 전자 테스트장비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뒤 반도체사업에 뜻을 품고 1995년 반도체 테스트소킷 제품개발에 성공해 반도체 테스트장비시장에 뛰어들었다.
초음파 의료기기시장에도 진출해 2010년 독일의 전기전자업체 지멘스(SIEMENS)와 초음파 진단기용 프로브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리노공업사 설립 이후 20년 동안 모두 6번의 업종변경을 거치는 등 지속적인 사업다각화로 지금의 리노공업을 만들었다.
리노공업은 현재 2만5천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제품군 확대에 힘쓰고 있다.
리노공업은 지난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가 아닌 전공정 테스트에 사용되는 프로브카드의 헤드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기술력을 강조해 ‘전 사원의 연구원화’를 연구개발의 기본개념으로 삼고 매년 매출액의 5% 정도를 꾸준히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 산학협력 역시 강조해 부산지역 대학들과 연계를 통해 여러 제품개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역시 공부하는 CEO다. 2000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최고 지식경영자 과정을 우수논문상을 받고 수료하기도 했다.
장준호 연구원은 “리노공업은 국내 다른 반도체업체들과 다르게 비메모리반도체 매출 비중이 65%로 높다”며 “리노공업은 최근 IT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둔화와 반도체업황악화에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