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에 이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자동차 관련 사업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가 올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인 누토노미에 대한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누토노미는 올해 자금유치를 통해 1600만 달러를 확보했고 24일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대상고객 10명, 자율주행 택시 6대 규모에서 올해 말까지 고객 1000명, 택시 100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누토노미는 “2018년까지 싱가포르에서 모든 택시를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는 게 목표”라며 “2018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카셰어링회사인 우버는 최근 수주일 내 미국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누토노미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운행을 성공한 것이다.
삼성벤처투자가 투자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현실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자동차 관련 사업의 계획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벤처투자 투자금의 70% 이상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IT 계열사에서 출자한 것이어서 재계에서는 삼성벤처투자가 투자한 기업을 보면 삼성전자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벤처투자는 누토노미뿐 아니라 자동차용 인공지능센서 전문회사인 쿼너지에 9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삼성벤처투자의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 규모만 1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회사 비야디의 유상증자에 약 5천억 원을 들여 참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9일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하는 데 이 자리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스마트카 관련 부품 개발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3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전장사업팀을 두고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를 통해 전장부품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3조 원이라는 거금을 들이면서까지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고려할 정도로 스마트카 부품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도 늘리고 있어 스마트카에 이어 자율주행차, 전기차, 스마트카 등 미래 자동차를 놓고 전방위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관련 사업은 부품회사를 인수하거나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향후 완성차사업에 직접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 경쟁에서 완성차회사들은 아직 삼성전자를 경쟁자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전장부품 수준을 보면 이미 국내 완성차회사보다 낫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완성차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