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업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부각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2024년에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2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HBM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2023년 HBM 수요가 전년 대비 58% 증가하고 2024년에는 약 30%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 수요 내년 30% 증가 전망, 삼성전자 6세대 제품으로 SK하이닉스 추격

▲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2일 HBM 수요가 2024년에도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고역폭메모리). <삼성전자 홈페이지>


HBM은 기존 D램과 비해해 높은 대역폭, 고용량, 낮은 대기 시간, 낮은 전력 소비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챗GPT와 같이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 곳에 적합한 제품이다.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4세대 제품인 HBM3 양산에 성공해 엔비디아와 AMD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칩인 H100/H800과 AMD의 MI300 시리즈에 모두 HBM3가 들어간다.

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까지 5세대 제품인 HBM3E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BM 개발에 가장 뒤처진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HBM3을 건너뛰고 2024년 HBM3E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로 기울어진 HBM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6세대 제품인 HBM4를 준비하고 있다.

HBM4는 현재 1024비트인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2048비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기존보다 대역폭을 2배 확대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일반 GDDR5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는 32비트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부사장은 10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6세대 HBM 제품인 HBM4를 2025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HBM4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고온 열특성에 최적화된 비전도성접착필름(NCF) 조립 기술과 하이브리드 본딩(HCB)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HBM4 개발에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아 당분간 3세대 제품인 HBM2E와 HBM3이 주력 제품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HBM 수요가 HBM2E에서 HBM3로 점차 전환되는 시기다. HBM2E와 HBM3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0%, 39% 수준일 것으로 분석됐다.

트렌드포스는 “더 많은 HBM3 기반의 인공지능 칩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2024년에는 수요가 HBM3로 크게 이동하여 HBM2E를 능가하고 시장의 약 60%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러한 전환은 평균판매가격 상승과 함께 2024년 HBM 매출 성장을 크게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