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40도' 극한더위 남미, WWA “온실가스가 폭염 가능성 100배 올려”

▲ 세계기상특성(WWA)은 8월 발생한 남미 폭염의 원인으로 인간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 또한 이와 같은 폭염이 30년을 주기로 반복될 것이라 폭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사진은 9월22일 상파울루 시내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시민.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남아메리카에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의 원인이 화석연료에서 나온 온실가스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이 8월 발생한 남미 폭염의 원인으로 인간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많은 지역이 겨울인 8월부터 9월 사이에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이상고온 현상을 겪었다. 지역에 따른 편차는 있지만 예년 같은 시기 이 지역 평균 기온은 이보다 15~20도 낮은 20~25도 정도였다.

세계기상특성 연구진은 올해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에서 10일 이상 연속으로 발생한 폭염의 기온 관측 기록을 수집해 과거에 발생한 이상고온 사례와 대조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화석연료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었다면 남미에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은 현재 관측된 것보다 1.4도에서 4.3도 낮은 기온을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진은 "정확한 수치로 제시할 수는 없으나 인간활동이 이번 폭염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 100배 이상 높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과 같은 현상은 앞으로 약 30년에 한 번씩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예측했다.

이어 “향후 세계 평균 기온이 더 오르게 된다면 이 주기는 5배 더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기상특성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만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 나왔다.

상파울루보다 높은 최고기온이 관측된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등 지역에서 일어난 피해까지 집계되면 희생자는 더욱 많았을 것으로 파악됐다.

링컨 무니스 알베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지역 기후 전문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요지는 극한기후의 원인이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갑자기 기온이 이렇게까지 오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기상특성은 향후 이와 같은 폭염이 다시 발생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이번 폭염을 겪은 국가 정부들에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지딘 핀토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위험할 정도로 높은 기온을 겪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남미의 사례처럼 추운 시기에 이상고온이 더 자주 발생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