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에 레미콘 원자재인 골재도 불량한 제품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천 검단아파트 부실시공과 관련해 콘크리트 불량 문제를 지적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허 의원은 “새로 짓고 있는 검단아파트가 재건축 대상이라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며 “건설 폐기물 같은 불량 골재를 사용하다보니 철거대상인 E등급을 받은 지하주차장 외 주거동에서도 D등급이 나오는 등 진짜 순살 아파트가 됐다”고 말했다.
허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인천 검단 AA13-1블록, 2블록 정밀안전진단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레미콘 원자재로 발파석, 목재조각, 붉은벽돌 입자 등이 포함된 순환골재로 추정되는 골재와 풍화암 등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순환골재는 폐콘크리트를 파쇄, 가공해 그 속에 포함돼 있는 골재를 추출해 다시 건설용 골재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건설폐기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순환골재를 사용할 수 있는 공사용도가 별도로 규정돼 있고 주로 도로공사 노반재 등으로 사용된다.
보고서는 인천 검단아파트 내벽과 외벽, 슬래브 부재 사이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저하된 요인으로 순환골재 사용과 콘크리트 다짐 불량 등을 지적했다.
순환골재는 검단아파트 1블록 주거동에 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구조안정성 평가 결과 1블록 주거동 가운데 101동, 102동, 103동 등 3개 동은 실제 안전등급에서 재건축이 필요한 정도인 D등급 판정을 받았다.
허 의원은 “이런 상황이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서로 책임을 미루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허 의원의 질타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잘못이 있으면 공공기관으로 책임을 회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다만 계약서상, 법상으로 시공사인 GS건설이 설계 문제도 책임지도록 명시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 사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시행청 대표로 입주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GS건설과 함께 노력해 입주예정자들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국감에서 인천 검단아파트의 불량 골재 사용 문제와 관련해 질의를 받았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앞서 8월 원 장관은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와 관련해 골재 문제는 없다고 발언했는데 이를 보면 실무진이 장관에 제대로 보고를 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천 검단아파트 (안전진단) 보고서를 보면 목재조각, 벽돌조각, 풍화암 등이 발견됐다고 적시돼 있고 손가락으로 눌러도 부서지는 골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콘크리트를 제대로 타설하지 못해 곳곳에 구멍이 나있었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콘크리트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주거동은 철근누락 문제가 없는 데도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나왔다”며 “그럼 같은 시기, 같은 골재를 쓴 다른 아파트도 전수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에 “안전진단을 맡은 곳에서 국토부에 제출한 종합평가를 보고 그것을 수용해 말한 것이다”며 “세부적 문제들이 있는지는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