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점 맥도날드가 실적 슬럼프에 빠졌다. 햄버거 맛이 없어 소비자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에서 ‘쓰레기 고기’ 파문까지 일어 엎친 데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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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톰슨 맥도날드 CEO |
맥도날드가 슬럼프에 빠졌으며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기 힘들 것이라고 미국 CNN머니가 23일 보도했다. 맥도날드의 2분기 순이익은 13억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억 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다.
북미지역의 매출하락이 실적부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북미지역의 점포 매출이 1.5%나 줄었다. 유럽에서도 매출이 0.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1% 감소했다.
그나마 아시아 태평양,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매출이 1.1% 늘어났다. 업계는 주수익원인 아침메뉴 시장에 다른 패스트푸드업체들이 침투해 맥도날드의 매출이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버거킹은 아침메뉴로 1달러 샌드위치를 내놓고 타코벨도 지난 3월부터 아침메뉴를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햄버거 맛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마켓워치는 최근 기사를 통해 “맥도날드의 주식 약세는 한마디로 햄버거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리포트가 3만2405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는 가장 맛없는 햄버거로 꼽혔다. 그러다 보니 맥도날드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09년 14.6%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3.7%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매출이 늘던 아시아에서 대형악재가 발생해 맥도날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자재 공급업체 OSI그룹의 자회사 푸시식품유한공사가 유통기한이 지나 변색되고 악취가 나는 육류를 재가공해 맥도날드에 납품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상하이 현지언론인 둥팡위성TV는 푸시식품이 유통기한을 초과한 닭고기와 소갈비, 햄버거용 고기 등을 맥도날드와 KFC, 피자헛 등에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푸시식품은 유통기한을 보름 넘긴 냉동 닭 껍질과 닭 가슴살 18톤을 혼합해 맥도널드 등에 납품했다. 푸시식품은 기존의 유통기한 표식을 떼고 새로 1년짜리 라벨을 붙이거나 장부를 이중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문은 일본으로 확산되고 있다. 푸시식품이 일본으로 같은 제품 6천 톤을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본 맥도날드는 1300여개 매장에서 ‘치킨 맥너겟’ 판매를 중단했다. 홍콩 맥도날드도 닭고기 메뉴인 치킨 버거와 치킨 너겟을 메뉴판에서 뺐다.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는 문제된 푸시식품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OSI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셸던 래빈은 사과성명을 내 "상하이 푸시식품에서 일어난 일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 실수에 책임을 지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문제가 발생한 식품회사와 더 이상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분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중국언론인 남방도시보가 내국인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3%가 “앞으로 맥도날드에 덜 가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45%는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