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네이버는 52주 신고가를 연거푸 갈아치우고 있고 카카오는 정반대로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광고사업과 신사업의 성과가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르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상반된 주가 흐름, 모바일광고사업의 성과 차이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양극화되는 현상은 핵심사업 경쟁력의 차이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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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 |
네이버 주가는 8월 들어 25일까지 사흘을 제외하고 매일 전날에 비해 올랐다. 52주 신고가도 계속 갱신했다. 25일 주가는 8월 초와 비교해 15% 상승했다.
카카오는 정반대로 8월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4일까지 전날과 비교해 주가가 오른 경우가 세번뿐이다.
기간을 넓혀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주가는 2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하며 1월 초에 비해 27% 상승한 반면 카카오 주가는 1월 초와 비교해 30% 낮아졌다.
두 회사의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모바일에서 주요사업의 성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광고사업의 성장폭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2분기에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모바일광고 매출이 73% 늘었는데 카카오는 같은 기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 연구원은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연계한 모바일쇼핑 활성화 및 라인의 신규 광고상품 출시 등 모바일광고 강화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네이버 포털과 자회사 라인 모두 모바일광고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내놨는데 1년여 만에 가입자 1600만 명을 확보했다. 네이버 계정만 있으면 검색부터 결제까지 온라인쇼핑의 모든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자회사 라인은 2분기 광고매출이 지난해보다 60% 늘어나는 등 광고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6월부터 성과형 광고상품에 최적화된 광고플랫폼 하이크(Hike)를 도입하면서 성장세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광고사업에서 뚜렷한 성장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톡 안의 카카오채널에 광고를 도입해 매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본격적인 매출 반등을 위해 새로운 모바일광고 상품을 출시하는 등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신사업 전망도 엇갈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신사업에서 성과와 전망도 엇갈린다. 네이버는 성장가능성이 높지만 카카오는 불투명하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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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네이버는 웹툰과 동영상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노우, 동영상 앱 브이(V)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노우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스노우는 그동안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운영해왔는데 8월 초 분사했다. 스노우는 지난해 9월 글로벌에 출시됐는데 최근 가입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스노우는 5월 중순까지 가입자 1800만 명을 확보했다. 그 뒤 8월까지 매달 평균 1천만 명 이상씩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5천만 명을 돌파했다.
오 연구원은 “스노우는 현재 가입자 성장세에 더해 수익모델을 확보하면 새로운 모바일플랫폼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헤어샵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O2O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 안에 추가로 가사도우미 호출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과 주차 서비스 ‘카카오파킹’ 등을 내놓는다.
오 연구원은 “카카오드라이버의 요금 체계를 바꾸는 등 고객 요구에 대응하고 있지만 트래픽 상승과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마케팅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