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대규모 투자금융(IB)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증권회사들의 합병으로 대형 경쟁회사들이 나타날 상황에 대비해 NH투자증권이 투자금융시장에서 차지한 우위를 지키려는 것이다.
|
|
|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계기로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쏟아야 하는 투자금융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투자금융은 기업공개(IPO), 인수합병(인수금융),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과 사모펀드(PEF),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회사에서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사업을 뜻한다.
김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이 시행되면 NH투자증권이 그동안 자금부족과 규제 등의 영향으로 아쉽게 놓쳤던 투자금융사업의 기회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따 기업신용공여·헤지펀드 전담중개업(프라임 브로커리지)·비상장주식 매매와 중개를 할 수 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면 자기자본 200% 한도로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외환 환전도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8월 초에 헤지펀드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펀드규모 2600억 원 가운데 2천억 원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했다. 헤지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김 사장은 6월 조직개편에서 헤지펀드본부를 2개에서 4개로 확대개편했다. 이때 이동훈 프랍트레이딩(자기자본투자) 본부장을 헤지펀드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프랍트레이딩부서 인원의 일부를 헤지펀드본부로 발령해 운용인력도 보강했다.
김 사장은 금융위원회에 외환환전뿐 아니라 송금까지 허용하는 방안도 요청했다.그래야 기업에 대한 외화신용공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나 NH농협은행과 연계해 외화를 조달한 뒤 해외 인프라사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금융분야에서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 지어지는 초고층 복합단지 ‘파크원’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건설사에 금융자문을 해주고 프로젝트파이낸싱 2조1천억 원도 주선하는데 대출금 가운데 2500억 원을 NH투자증권에서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막대한 자기자본과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쌓았던 투자금융분야의 전문성을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통합 미래에셋대우나 KB증권 등 대형 경쟁회사들의 출범 이전에 입지를 더욱 확실하게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에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255억 원을 냈는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뺀 뒤 채권평가·처분손익 등을 더한 것을 뜻한다.
상반기에 기업 인수합병을 지원하는 인수금융 분야에서 이자수익 500억 원가량을 벌었다. 헤지펀드 전담중개시장에서도 펀드설정금액 2조1411억 원, 점유율 35.80%로 선두에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