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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23일 인도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타이젠 스마트폰 'Z2'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자체개발 운영체제 ‘타이젠’을 놓고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정면대응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타이젠은 인도 소비자에 맞춘 전용서비스와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기기 등 특수기기에 맞춰진 기능을 앞세워 다른 운영체제와 차별화하며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24일 “삼성전자 Z2는 타이젠 운영체제의 운명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라며 “시간을 두고 시장확대 가능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정식 공개한 Z2은 지난해 출시된 Z1과 Z3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디스플레이와 구동성능은 크게 낮지만 66달러 정도의 초저가로 출시됐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평균가격이 100달러 미만으로 저가제품의 인기가 높은 만큼 삼성전자는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저가 스마트폰시장은 마이크로맥스 등 현지 제조사들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에 탑재한 맞춤형 기능으로 Z2를 차별화했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타이젠은 그동안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며 “하지만 Z2 출시에 맞춰 대규모 변화로 상황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타이젠 운영체제 새 버전에 13가지의 새 기능이 새로 탑재됐다. 강력한 절전기능과 야외활동 맞춤형 모드, 간편한 알림기능과 단축키 기능 등이다.
타이젠 스마트폰이 인도와 동남아 등 야외활동이 많은 국가에 주로 출시되는 만큼 현지시장에 특화한 차별화요소를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등 모바일 운영체제의 양강체제에 밀려 타이젠의 저변확대에 고전했다.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는 9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타이젠을 포함해 윈도 모바일과 블랙베리OS 등 기타 운영체제의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페이스가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측면이 많고 앱 수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타이젠 개발 중심을 인도로 옮겨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 스마트폰 외로 기반을 다변화하며 틈새시장에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기존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스마트워치 기어S2에 타이젠을 활용한 전용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또 스마트TV와 냉장고 등 사물인터넷 지원기기에 타이젠을 적용해 기기 간 연계를 강화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공개한 차량용 통신시스템 커넥티드카 솔루션에도 타이젠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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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삼성전자 제품 안내. |
삼성전자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안드로이드는 기기에 맞춰 변형하기 쉽지 않고 필요사양이 높다. 따라서 저사양 기기에 타이젠을 탑재해 최적화하는 전략으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개발자 교육센터를 운영하며 꾸준히 타이젠 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선호에 맞춘 앱 출시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타이젠의 기반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운영체제 개발, 앱 유통 플랫폼을 모두 수직계열화해 강력한 생태계 경쟁력을 갖춘 애플과 같이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할 기반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전자전문매체 소프트피디아는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외에 웨어러블과 가전제품으로 타이젠의 영역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며 “범용성을 갖춰 강력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의 장점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스마트기기를 처음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친숙하다는 것”이라며 “맞춤기능과 앱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