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준비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약 1천조 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면 향후 수익과 안정을 함께 확보할 수 있지만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 증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난관에 봉착했다.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 출시와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토스뱅크> |
토스뱅크는 앞서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세자금대출 상품 출시를 발표했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은 많은 국민이 실행하고 있고 시장도 매우 커 해야 하는 서비스다”며 “거시경제 환경과 전략이 준비될 때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전세자금대출 상품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준비 단계로 바라본다.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수치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알리면서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하기도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약 1017조9천억 원에 달했다. 전체 가계부채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을 원하고 있지만 시기를 놓고는 더 오래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한다.
1천조 원이 넘는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금융당국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며 소득심사를 느슨하게 해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확대된 것으로 바라본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4일부터 7일까지 카카오뱅크를, 11일부터 14일까지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아직 내놓지 않아 이번 현장점검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홍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가계부채 논란에 관해 “금융기관과 시장이 우려하는 가계부채 증가를 면밀하게 보고 있다”며 “대출 속도와 여러 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천조 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고 싶지만 금융당국의 우려가 부담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토스뱅크는 올해 분기 기준 순이익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를 목표로 잡았다.
토스뱅크는 올해 분기 기준 순이익 흑자전환을 자신하는 이유로 여신 사업 성장을 꼽는다.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여신 잔액 10조46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배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여신 성장을 통해 올해 상반기 순이자이익 243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9.4배 늘었다.
다만 여신 성장과 함께 안정성이 위축됐다.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연체율 1.56%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보다 0.24%포인트 증가했다.
▲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면 수익과 함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부채 증가를 시킬 수 있다는 시선을 받게 될 수 있다. 사진은 토스뱅크 사무실 내부. <토스뱅크> |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전세자금대출과 같이 부실 위험이 낮은 상품을 출시해 연체율을 안정화하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흑자전환과 함께 순이익 성장을 이어가면서 연체율 관리도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더 신중하게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 충분히 순이익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을 발표하기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27.7%와 23.9%로 나타났다. 1분기와 비교해 카카오뱅크는 2%포인트, 케이뱅크는 0.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올해 2분기 중저신용대출 비중 38.5%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 3.56%포인트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업계에서 가장 큰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유일하게 후퇴한 시점에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준비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금융당국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홍 대표는 가계부채 상황을 지켜보며 1천조 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