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향후 성장전망이 밝아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부품사업에서 중국업체들이 역량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삼성전자가 수년동안 이어진 부진을 딛고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하며 성장구간에 접어들었다”며 “세계적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9일 전일보다 2.13% 오른 167만5천 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237조 원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일본 소니의 5배에 이르며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을 크게 앞서고 있다. 중국 텐센트의 시가총액 277조 원, 알리바바 271조 원을 뛰어넘고 아시아 1위 IT기업에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의 연이은 흥행으로 스마트폰사업 경쟁력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주가상승의 동력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6%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는 44%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휴대폰사업에서 노키아나 모토로라처럼 쇠락할 수 있다는 부정적 관측을 피해갔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 신규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미래 성장전망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올레드 수요가 내년부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에 큰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3D낸드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미세공정기술에서 경쟁사보다 크게 앞서 독주체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CNBC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되는 점도 주가상승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전자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일부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200만 원까지 높아졌다. 외신들이 종합한 외국계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도 180만 원을 웃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높아진 위상과 적극적인 신성장동력 강화 노력으로 추가적인 주가상승 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부품사업 등 주력부문에서 중국업체들이 적극적인 정부지원에 힘입어 사업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삼성전자에 잠재적인 위험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규모가 큰 신흥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에 밀려 점점 고전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도 하락세인 만큼 전망이 밝다고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와 실적은 모두 전망이 밝지만 반도체와 올레드사업의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중국업체의 진입에 따른 위험성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