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적으로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채용이 확대되며 삼원계배터리 중심의 한국업체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주식 가치가 고평가된 국내 양극재업체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 세계적으로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채용이 확대되며 삼원계배터리 중심의 한국업체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배터리 분야 주식 투자자들의 LFP 확산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상태로 객관적 점유율 수치와 전기차업체들의 발표 등 객관적 자료를 신뢰해야 한다”며 “한국 삼원계 양극재업체들의 미국 시장을 제외한 지역의 성장은 눈 높이를 낮춰야 하며 지나친 고평가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용 전기차를 기준으로 LFP배터리의 점유율은 2018년 7%에서 2019년 3%, 2020년 6%로 정체 상태를 이어가다 2021년 17%, 2022년 27%로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테슬라가 LFP배터리를 모든 모델에 도입하는 데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판매와 수출 급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LFP배터리 비중이 3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업체들의 대부분이 그동안 망설이던 LFP배터리 채택을 확정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미국 테슬라와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고성장과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 유지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LFP배터리 도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FP배터리의 기술 수준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연구원은 “4~5년 전만 해도 중국의 LFP배터리 기술은 중국 내수시장을 위한 저가용 배터리에 머물렀지만 BYD, CATL, 고션하이테크(Gotion High Tech) 등이 상용화하고 있는 LFP배터리는 삼원계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전혀 없다”고 바라봤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LFP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CTP(셀 투 팩), CTC(셀 투 섀시) 등 배터리 용량을 추가하는 공간 기술로 극복한 데 이어 열관리 시스템, 첨가제 등으로 저온 주행거리 격차도 10% 안팎으로 축소했다.
CATL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LFP배터리는 10분 충전에 40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션하이테크도 최근 LFP배터리를 보강한 LMPF(리튬망간인산철)배터리를 공개했는데 이는 기존 LFP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5~20% 높다.
한 연구원은 “LFP배터리는 삼원계배터리보다 약 2배 수준인 수명과 높은 안전성을 넘어서 기술적 우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LFP배터리 채택 확대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업체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양극재는 LFP배터리와 삼원계배터리 사이에 가장 큰 차별점이다. 현재 한국 삼원계 양극재업체들의 기업가치는 여타 배터리소재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다.
한 연구원은 “왜곡된 정보의 유통이 투자자들에게 중국 LFP배터리를 무시하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점유율 데이터, 전기차업체들의 공식적 코멘트 등 객관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투자를 하길 권고한다”고 말했따.
그는 “한국업체들이 주도하는 삼원계양극재 시장은 이제 미국에서만 가시성이 높은 상태이며 그 밖의 지역은 중국업체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FP 양극재는 전기차 1대당 필요한 원가가 삼원계 양극재보다 30~50% 수준으로 낮다. 한 연구원은 “LFP배터리가 기술적으로는 삼원계배터리와 동등한 상태인 만큼 저가 배터리 확산의 첨병이 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 연구원은 “정치적 반목으로 중국 배터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미국에서도 포드와 테슬라가 LFP배터리를 도입하기 위한 작업을 지속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