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부동산금융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 대형증권사들을 제치고 증권업계 순이익 선두를 차지했다.
최희문 사장은 해외 부동산투자 등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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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에 순이익 832억 원을 올려 국내 증권업계 선두를 차지했다. 영업이익(1072억 원)도 유일하게 1천억 원대를 돌파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1조7천억 원대로 증권업계 10위에 그친다. 그런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NH투자증권(672억 원), 미래에셋대우(440억 원), 삼성증권(524억 원), 한국투자증권(443억 원), 미래에셋증권(656억 원) 등을 제쳤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에 대규모 계약이나 투자이익 등 일회성요인 없이 좋은 실적을 올렸다”며 “2015년에 발생한 일회성이익 1천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이익체력이 20~30%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에 기업금융에서 영업수익(매출) 1306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증가했다. 기업금융 분야가 2분기의 실적 호조를 선도한 셈이다.
기업금융은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금융(IB)사업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금융 가운데 건설회사에 대한 대출과 지급보증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금융에 특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희문 사장은 부동산 미분양담보대출확약시장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우위를 적극 활용해 기업금융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준공 뒤 생긴 미분양물량을 금융회사가 담보로 잡고 시공사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지급보증을 약속하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기준으로 기업에 2조2천억 원을 빌려줬는데 대출잔액이 1분기보다 3.1% 증가했다. 채무보증 약정금액도 4조8천억 원으로 1분기보다 14.2% 늘어났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에 모든 사업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다”며 “기업금융 부문에서 부동산 관련 거래의 비중이 높지만 다른 분야에 대한 영업확장도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 사장도 올해 초 “선진국의 부동산시장이 향후 유망하다고 판단해 투자조직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당시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해외 사무용건물을 인수한 뒤 5월에 재매각해 단기차익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금융에서 미분양담보대출확약뿐 아니라 금융자문을 하고 수수료를 받는 등 종합적인 사업모델을 따라가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투자 등 기업금융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