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LG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P(모바일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LG전자의 AP 재도전 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17일 “LG전자가 그동안 고전하던 AP 개발에 다시 뛰어든다”며 “자체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따라가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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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
인텔은 개발자회의에서 10나노 미세공정라인을 활용해 AP 위탁생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객사로 LG전자와 중국 스프레드트럼 등 4개 업체가 거명됐다.
LG전자가 자체 AP 개발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텔이 간접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LG전자는 2011년부터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래 시스템반도체센터에서 ‘뉴클런’ 시리즈로 이름지은 자체 AP 개발을 지속해 왔다. 2014년 ‘G3 스크린’에 뉴클런이 최초로 탑재됐다.
하지만 뉴클런이 성능 논란을 빚으며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입고 한동안 신제품이 나오지 않은 데다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센터 일부 조직이 지주사 LG 자회사인 실리콘웍스로 흡수되며 LG전자가 AP사업을 중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도 최근 네 분기째 연속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내며서 전망이 불투명해져 이런 관측은 더 힘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뉴클런 신제품의 시험구동결과가 해외 성능측정기관을 통해 공개된 데다 인텔이 공식적으로 LG전자의 AP 양산계획을 발표하며 LG전자의 AP시장 재도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7월 공개된 LG전자 뉴클런 신제품의 성능은 현재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AP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WCCF테크는 “LG전자의 AP 성능은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자체개발로 독립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중저가 스마트폰에 퀄컴의 AP를 공급받아 탑재해왔는데 자체개발한 뉴클런 시리즈를 탑재하게 되면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전자가 위탁생산업체로 인텔의 최신 10나노 공정을 꼽은 만큼 고성능 AP 신제품으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유출됐던 뉴클런 AP의 성능은 당시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탑재한 최신 AP인 ‘엑시노스7420’을 웃도는 수준이었다”며 “의외의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