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가 8월 들어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 두드러진 약세폭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8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8월 중 환율이 1300원 대 초반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4일 “원화는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1300원 대 초반까지 되돌아갈 수 있으며 그 이상은 대외여건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1일 원/달러 환율은 1324.5원에 장을 마쳤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 상승분보다 크게 오르며 다른 주요국 화폐와 비교해 원화 약세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지난 2주 동안 경제 거시환경은 변하지 않았다”며 “최근 원화의 약세는 펀터멘털(경기, 정책)보다는 시장의 기대와 수급 영향력이 더욱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원화 약세의 이유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악화한 점이 꼽혔다.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진 점도 이유로 제시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가운데 경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확대된 상황 속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달러 수요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한국에 예치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금 동결이 해제된 점도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원화 매도, 달러 매수로 작용하면서 수급상 달러 수요가 우위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이미 수급 요인이 해소됐다”며 “수급이 외환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원화는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8월 이후 달러 인덱스 상승분을 따른다면 1287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1287원까지 내리지는 않고 1300원 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8월 중에는 1300원 대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이상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미국채 금리 상승 중단을 비롯해 글로벌 위험자산선호 회복이 앞서 진행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