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증권이 균형잡힌 성장을 통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명가 자리를 지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보수적인 운영기조를 통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 냈다. |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004억 원, 순이익 1515억 원을 잠정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9.66%, 10.77% 증가한 것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CFD(차액결제거래) 관련 충당금이 약 500억 원 반영됐음에도 리테일(소매금융), IB(기업금융) 등 부문에서 수익이 고루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증시 호황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6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4% 늘어났으며 전기 대비로도 10.9% 증가했다. WM(자산관리) 수수료 수익도 280억 원으로 전기 대비 15.9% 증가했다.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397억 원으로 전기 대비 49.1% 늘었다. IPO(기업공개) 시장이 주춤했지만 삼성증권은 ‘대어’ 기가비스 상장을 주관하며 상반기 기업공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위인 9위에서 크게 도약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증권은 지난해 전체 실적을 올해 상반기만에 거의 달성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5421억 원, 순이익은 4042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5781억 원)과 순이익(4224억 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이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브로커리지 부문 강점이 부각된 2분기였다”며 “증시 거래대금이 추가로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하면 리테일 부문 위주로 3분기에도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업황이 반등하지 못하면서 하반기 증권업계에 부동산PF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문제로 떠오른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에서도 삼성증권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PF 업황은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는 삼성증권을 차선호주로 유지한다”며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도 크지 않아 관련 우려가 향후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가 여전히 부각돼 증권사들의 레버리지(차입) 영업이 위축된 상황이다”며 “이 가운데 거래대금 호조가 유지되고 있어 삼성증권과 같이 리테일이 강한 증권사가 유리한 시기다”고 말했다.
▲ 삼성증권은 디폴트옵션 시장에서 호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
장 사장은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이처럼 증권사들의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장 사장의 경영 방침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사장은 하반기엔 퇴직연금 시장에서 명가 지위를 굳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올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삼성증권의 디폴트옵션 상품들이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디폴트옵션 상품 3개월 수익률 순위를 보면 초저위험, 저위험 부문에서 삼성증권의 상품들이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발표된 상반기 디폴트옵션 상품 6개월 수익률에서도 삼성증권의 상품이 저위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퇴직연금사업자 수익률 비교에서도 올해 2분기 기준 원리금 비보장 DC형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 부문에서 삼성증권의 상품이 8.54%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8%대에 이른 건 삼성증권 상품이 유일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사업 확대를 위해 현재 다양한 디폴트옵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9월29일까지 진행되는 ‘Rising 디폴트옵션 시즌3’ 이벤트는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념품을 지급해 디폴트옵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 대면형 연금센터에 평균 PB(프라이빗 뱅커) 경력 10년 이상의 연금 전문 인력 40여 명을 배치해 두는 등 전문성 강화를 통해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