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신한금융그룹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이 눈에 띄는 순이익을 내며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수성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할 구상을 하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 |
강 사장은 디지털 손보사로서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신한EZ손해보험에 따르면 장기손해보험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 사장은 신규 인력에 장기손해보험 신계약 프로세스 설계와 관리 등을 맡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강 사장은 올해 1월30일 청 장기보장성보험으로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는데 건강과 질병과 연관된 장기보장성보험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확정이 되지는 않았으나 강 사장이 장기보장성보험 상품군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이 보장성보험 확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신한EZ손해보험의 실적 부진과 관련이 깊다.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그룹에서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를 인수해 지난해 7월 신한금융그룹의 16번째 자회사로 재탄생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회사이름에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이라는 신한금융의 비전을 담고 임직원에게 직접 신한 배지를 달아줄 정도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신한EZ손해보험은 출범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13억 원의 적자를 냈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도 15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EZ손해보험의 실적 부진이 단순히 회사 자체에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사이 리딩금융을 둘러싼 경쟁에서 격차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강 사장의 부담은 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는데 KB라이프생명과 KB손해보험 등 보험부문 계열사에서 이뤄낸 큰폭의 순이익 증가가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13.1% 증가한 순이익 2157억 원을 냈고 KB손해보험도 순이익 5252억 원을 거뒀다.
강 사장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 실적을 개선을 준비를 하고 있으면서도 신한EZ손해보험 출범 당시 내세웠던 디지털 손보사로서 차별화할 수 있는 보험상품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강 사장은 신한EZ손해보험을 실생활과 금융을 쉽게 연결하는 일상생활 위험 관리 플랫폼으로 성장시키켔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이러한 비전과 맥을 같이 하는 차별화된 보험상품으로 강 사장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주목해 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배터리에 대한 수리와 교체를 구독 서비스로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강 사장은 상품 출시를 위해 7월 기아자동차와 현대캐피탈,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구독 서비스에 관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 신한EZ손해보험의 실적 부진은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을 둘러싼 경쟁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
강 사장은 신한EZ손해보험 홈페이지 CEO 인사말을 통해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그룹 유일의 손해보험 자회사로서 선도적 상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세상의 리스크를 빠르고 새롭게 보험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디지털과 손해보험업 모두에 많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1977년 태어나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통합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실무를 담당했다. 2022년 5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고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