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 등이 올해 상반기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잔액은 671조6752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4조8909억 원(5.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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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와 기업이 올해 상반기에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
한국은행이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에 대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 통계의 비은행금융기관에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이 포함되며 대부업체는 제외됐다.
여신액 증가액을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6월 말 기준으로 39조4천74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8905억 원(10.9%) 급증했다.
종합금융회사의 여신잔액도 11조8천2억 원으로 1조1546억 원(10.8%)이나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은 4조1492억 원(9.5%), 새마을금고는 6조736억 원(8.1%) 각각 늘었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이 제2금융권으로 많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2월에 수도권부터 시행된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을 찾는 가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5월20일까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9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조8천억 원)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제2금융권은 은행보다 이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과다부채 가구나 저소득가구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 소득증대 및 부채구조 개선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