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S가 클라우드사업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주력 물류사업 침체에 따른 매출 급감에도 수익 하락을 방어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IT(정보기술) 신사업으로 내세운 클라우드사업의 확장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가 전체 매출 성장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힘을 쏟는 클라우드사업이 수익성은 물론 매출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삼성SDS >
3일 IT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분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는 IT서비스사업과 물류사업을 하는데 2분기에 나타난 실적부진은 물류사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삼성SDS는 물류사업의 부진을 두고 2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해상항공 운임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시기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고 물동량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1년 전보다 매출이 42.3%, 영업이익이 23.6% 감소했다.
다만 IT시장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2분기 클라우드사업 매출이 1년 전보다 63%나 늘며 IT서비스사업 전체 매출은 0.02% 감소하는데 그쳤다.
특히 클라우드를 비롯한 IT서비스사업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IT서비스사업 영업이익률이 10.6%로 물류사업 영업이익률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IT서비스사업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삼성SDS 전체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IT서비스사업 비중은 46%로 지난해 2분기 33%에서 13%포인트 높아졌다.
클라우드사업은 무선망을 통해 △연산처리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등 IT자원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의 수요 확대와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20% 커졌다.
삼성SDS는 클라우드사업으로 △CSP(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업) △MSP(클라우드 관리사업)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3대 주요 영역을 모두 영위하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SDS의 폭넓은 클라우드사업 영역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황 사장은 3월10일 서울 송파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삼성SDS는 CSP, MSP, SaaS를 모두 제공하는 차별화된 역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경기 화성시 삼성SDS 동탄 데이터센터. < 삼성SDS >
삼성SDS는 클라우드사업 영역이 넓은 만큼 자체적으로 고객에게 '엔드-투-엔드(E2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삼성SDS 한 곳에만 맡겨도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삼성SDS는 이런 강점을 활용해 하반기 클라우드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이 커지고 있어 삼성SDS가 보안문제에 갖고 있는 강점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삼성SDS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2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IT시장 기업 고객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에 관심이 많지만 동시에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기업 내부 데이터 유출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SDS는 기업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삼성SDS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내부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분리된 환경에서 운영되는 IT자원 제공 서비스를 말한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SDS가 하반기에 클라우드사업 매출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하반기에 대기업 클라우드 전환 수요, 업종별 다양화, 중형업체 확대,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업(CSP) 해외 서비스 확대 등으로 클라우드사업이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S가 올해 하반기에 물류사업 매출이 상반기보다 0.7% 감소할 때 클라우드사업 매출이 1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클라우드사업 매출 규모는 물류사업과 비교해 4분의 1 규모에 머물것으로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가폭이 커 물류매출 감소분을 모두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2022년 말 경기 화성시 동탄에 국내 최초로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등 클라우드사업에 힘쏟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황 사장이 동탄 데이터센터를 세우면서 삼성SDS 클라우드사업 영역이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업(CSP)까지 크게 넓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전까지 삼성SDS는 주로 클라우드 관리사업(MSP)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사업을 펼쳤다.
황 사장은 3월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겠다”며 “삼성SDS는 SCP(삼성SDS의 CSP 플랫폼), MSP, SaaS를 세 개의 축으로 다양한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진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