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 부스가 ‘스마트’하게 바뀔 수 있을까?
뉴욕시 당국이 공중전화 부스를 무선 인터넷 기지국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구글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해주는 대신 시내 중심가에서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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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CEO |
구글은 뉴욕시가 추진하는 공중전화 부스 전환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뉴욕시가 공개한 사업 제안신청서(RFP)에 따르면 지난 5월 열린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 명단에 구글이 포함됐다.
뉴욕시는 2012년 블룸버그 전 시장 시절부터 공중전화 부스를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휴대전화 보급으로 이용도가 크게 떨어진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하기 위한 조처다. 뉴욕시는 공중전화 부스를 관리하는 사업자들과 맺은 계약이 오는 10월 만료돼 새로운 수익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사업을 맡게 될 사업자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또 공중전화 본연의 기능인 전화 서비스도 계속 맡아야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업자 입장에선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업참여로 얻게 될 광고수익이 상당하다. 구글은 바로 이 대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뉴욕시는 핫스팟 설치로 2026년까지 매년 1750만 달러(약 179억 원)의 광고수익이 나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뉴욕시에 7300개가 넘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데 대부분 번화가인 맨해튼과 브루클린, 퀸즈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참여하는 기업은 매우 효과적인 광고수단을 보유하게 된다. 뉴욕시 당국은 최소 4천개 부스에 벽면광고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사업권을 따내면 오프라인 광고뿐 아니라 온라인 광고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뉴욕시는 무선 인터넷 이용 시 첫 화면에 등장할 로그인 페이지에 온라인 광고를 허용했다.
또 뉴욕시와 매출을 공유한다면 무선 인터넷망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푸시 광고나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 마이닝이란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마케팅 등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을 뜻한다.
구글이 뉴욕시 공중전화 부스 전환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구글의 야심찬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
구글은 지난달 6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원에 무선 인터넷 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무선 인터넷 장비를 탑재한 열기구를 띄워 인터넷 음영지역을 없애겠다는 ‘프로젝트 룬’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모두 인터넷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 망 구축을 통해 구글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잠재적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뉴욕시에 따르면 사업설명회에 참여한 업체는 60개에 이른다. 블룸버그통신은 참가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삼성과 시스코, IBM, 버라이즌 등이 구글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