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반도체 '전성기' 이어진다, MS와 구글 시설투자 경쟁에 수혜

▲ 엔비디아가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투자 경쟁에 힘입어 반도체 공급을 늘리며 장기간 수혜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수혜를 봐 관련 반도체 공급을 늘리며 ‘전성기’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일제히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을 주요 키워드로 언급하며 미래를 이끌어갈 주요 사업으로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전문지 마켓워치는 27일 “엔비디아의 현재 실적 전망치는 보수적인 수치에 불과할 수 있다”며 “주요 기술기업들이 공격적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내용을 분석한 증권사 제프리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횟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80건, 알파벳이 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두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단순히 해당 단어를 언급한 횟수뿐 아니라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두 IT기업의 발표 내용에 공통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지난해 말 챗GPT가 상용화된 이후 이와 유사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및 슈퍼컴퓨터 등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프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시설투자 금액이 89억 달러(약 11조3700억 원)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향후 투자 금액도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알파벳은 같은 기간 68억 달러(약 8조68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새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하반기부터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진행하는 인공지능 시설 투자에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 비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서버에 대량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쓰이는 데다 엔비디아가 관련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투자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해 엔비디아에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관련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217.5% 상승했다.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뒤 주가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당시 엔비디아가 2분기에 110억 달러(약 14조 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예고하며 월스트리트 증권가 평균 예상보다 50% 이상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전망이 보수적 수치일 수도 있다는 제프리스의 분석은 대형 IT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른 엔비디아의 수혜도 그만큼 커지고 있는 의미다.
 
엔비디아 AI 반도체 '전성기' 이어진다, MS와 구글 시설투자 경쟁에 수혜

▲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챗GPT 인공지능 기술 활용 안내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 IT 분야 스타트업도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확보에 주력하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가 2027년까지 인공지능 관련 매출만 3천억 달러(약 383조 원)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지금보다 약 20% 높은 530달러로 제시하면서도 이러한 전망이 여전히 보수적 관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공지능 시장이 앞으로 엔비디아에 가져올 성장 기회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8월23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혜를 두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가 2027년에도 서버용 반도체시장에서 75%의 점유율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해 매출 예상치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AMD와 인텔이 본격적으로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는 만큼 절대적인 경쟁 우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최대 고객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기술로 반도체 설계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다수의 빅테크 기업은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드는 비용 부담을 고려해 앞으로 데이터서버와 슈퍼컴퓨터 등에 직접 개발한 시스템반도체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능력 부족도 엔비디아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