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7-27 11: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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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판매가 늘면서 신약이 사회에 기여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2022년 미국에서 사회적 가치 약 1억9900만 달러를 창출해 전년보다 2배가량 큰 성과를 냈다. < SK바이오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사회적 가치 창출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신약 판매 성과를 확대하면서 풍부한 현금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됐다.
27일 SK바이오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제품이름 엑스코프리)를 판매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약 1억9900만 달러(약 27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는 20221년 약 9500만 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사회적 가치는 추가 의료비용 절감, 환자‧보호자 생산성 증가, 환자‧보호자 생활수준 개선 등을 기준으로 측정된다.
뇌전증 환자는 상당한 의료비용을 지출할 뿐 아니라 발작으로 인해 외부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면 환자 곁을 보호자가 지켜야 해 보호자의 삶의 질도 나빠진다. 신약으로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게 사회적 가치로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1년 만에 사회적 가치가 급증한 것은 당연히 세노바메이트 판매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아 2020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SK바이오팜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는 중이다.
세노바메이트 처방 건수는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 31개월차 기준으로 경쟁 신약 월평균 처방 건수의 약 2배인 1만7563건을 기록했다. 올해 5월에는 월 처방이 2만 건을 넘어섰다. 2021년 3분기 월평균 처방 8397건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처럼 세노바메이트가 인기를 얻는 까닭은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의 발작소실률은 경쟁 약물 가운데 가장 높다. 또 SK라이프사이언스의 영업력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강화돼 세노바메이트 판매에 힘을 싣는 것으로 평가된다.
▲ 세노바메이트 미국 제품 '엑스코프리'. <엑스코프리 홈페이지>
SK바이오팜은 내년에는 세노바메이트가 월 처방 3만 건을 넘으면서 미국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상업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사회적 가치도 함께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세노바메이트의 고성장은 막대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SK바이오팜은 의약품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는 한편 매출을 파트너사와 나눌 필요가 없는 직판체제를 운영하고 있어 수익성 강화에 유리하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7~8년 동안 세노바메이트 판매를 통해 4조 원 규모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현금”이라며 “국내 제약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표현했다.
다만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특허가 만료되는 2032년 이후에는 복제약(제네릭) 출시 등으로 인해 급감할 공산이 크다.
SK바이오팜은 현금이 풍부한 시기에 미래를 대비해 방사성의약품(RPT), 표적단백질분해(셍),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비롯한 차세대 신약개발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노바메이트 영업망에서 판매할 새로운 상업화 의약품도 사들이기로 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