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의 중장기 실적모멘텀이 켜켜이 쌓이면서 주가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과 더불어 원자재가격 안정으로 한국전력의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될 거란 전망과 함께 주가가 '2만 원대 안착' 이상의 고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 실적 선순환 모멘텀 쌓인다, 주가 '2만 원대 안착' 너머도 바라보나

▲ 한국전력이 앞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가 반등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한국전력 주가는 전일보다 0.50%(100원) 상승한 2만300원에 마감했다.

한국전력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2만 원을 전후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매입하는 단가(SMP)가 전력 판매단가보다 높은 역마진 구조가 이어지며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가운데 올해 초 전세계적으로 석탄 및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도 올라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5월16일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 당 8원 인상했다. 1분기에 이미 전기요금을 kWh 당 13.1원 인상했으나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추가로 취한 조치다.

그러나 5월16일 한국전력 주가는 오히려 3.11% 하락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전기요금 인상폭이 불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앞서 정부는 2026년까지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올해 안에 전기요금을 kWh 당 총 51.6원 인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자재가격이 내리면서 SMP가 전력 판매단가보다 낮아지자 역마진 구조가 해소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SMP는 kWh 당 4월 164.9원에서 5월 143.6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전력 판매단가는 5월16일 전기요금 인상으로 kW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올랐다.   
 
4월까지는 kWh당 18.3원 손해를 보며 전력을 판매하던 한국전력의 수익구조가 5월부터 kWh당 11.0원의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6월에도 SMP는 평균 147.13원으로 한국전력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올해 영업손실을 기존에 12조6천억 원 수준으로 잡았는데 최근 4조8천억 원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이에 목표주가도 2만2천 원에서 2만5천 원으로 14% 높였다.   

이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과 SMP 하락으로 영업손실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내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도 내다봤는데 영업이익 전망을 1조6020억 원에서 4조4650억 원으로 178.71% 높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에는 SMP 감소가 본격화됨에 따라 영업이익의 무난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SMP가 3분기에는 평균 120원대까지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이 추가상승할 여력도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요금은 지금까지 kWh당 총 21원가량 인상됐는데 1원 인상될 때마다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통상 5500억 원 증가한다. 현재까지 인상분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총 11조5500억 원 늘어날 수 있다.

한국전력의 기존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원이었는데 최근 5조 원까지 높아졌다. 따라서 7조5500억 원 정도의 상승 여력이 아직까지 남은것으로 분석된다.

실적반등이 주가반등으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금부터는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전기값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 실적 선순환 모멘텀 쌓인다, 주가 '2만 원대 안착' 너머도 바라보나

▲ 폭염으로 가구 전기요금이 급증해 정부가 전기요금 일시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전력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이 연구원은 “하반기 폭염으로 가구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할인 정책 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 측면에서 불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도 “한국전력의 분기 단위 적자는 올해 2분기가 마지막으로 이후 상당 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문제는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 요금 체계서 원자재 가격 약세는 요금 인하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앞으로 실적 회복을 위해 남은 수단은 전기요금 동결”로 보았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