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면서 ‘친박’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친박이 차기 대권 후보로 점찍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망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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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
10일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로 묶인 회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보성파워텍 주가는 전날보다 0.22%(20원) 오른 902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회사인데 장 초반 7%대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김무성 테마주'로 분류된 회사들은 맥을 못췄다. 엔케이 주가는 7.95%(400원), 전방 주가는 6.80% 급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친박 핵심 이정현 의원이 9일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 당대표에 당선되면서 반기문 대망론이 재점화한 때문으로 보인다. 단일화 승부수를 던진 주호영 의원의 탈락은 곧바로 비박의 완패로 받아들여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는 20대 국회 첫 지도부 구성이란 점 외에도 내년 말 치러질 대선 레이스를 이끌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권의 대권구도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이정현 체제의 등장으로 반기문 사무총장 영입론이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충청권 출신인 반 총장을 차기 여권의 대선 후보로 적극 밀어왔다.
이 대표는 호남 출신으로 첫 보수 여당 대표가 됐다는 상징성도 크다. ‘이정현-반기문’으로 대권 레이스를 펼치면 호남과 충청권, 기존 텃밭인 대구경북(TK) 표심을 아우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반 총장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8월 첫 주(1~5일) 지지율에서 전주보다 0.9%포인트 오른 21.3%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얻은 19.0%의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이다.
반 총장은 연말에 유엔사무총장 임기가 끝난다. 새누리당의 러브콜에 화답할 경우 내년 초부터 조기 대선레이스를 본격적으로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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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새누리당 당권경쟁이 사실상 ‘기승전-친박’으로 끝나면서 비박계 인사들의 행보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꼽힌다. 김 전 대표는 비박계 단일화를 통해 당내 세력결집을 노리며 주호영 후보를 전면 지원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평소 말끔한 신사이미지를 벗고 수염을 기른 소탈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모든 선거는 승복이 제일 중요한데 결과에 승복하고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지금 대한민국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민심청취배낭여행 중”이라는 글을 남겼다.
여권 내 ‘잠룡’으로 불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의원 등도 당분간 당내 운신 폭이 제한될 것으로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