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올렸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단계 상향조정했다. 한국은 이번에 처음으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 AA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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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AA등급은 전체 신용등급 21개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영국·프랑스·벨기에와 같으며 중국(AA-)·일본(A+)보다 더 높다.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됐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위험이 급증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앞으로 2년간 현재 신용등급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차별화할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한국 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의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져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비용절감 등 대외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정부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이유로 견조한 경제성장, 지속적인 대외건전성 개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충분한 여력 등을 들었다.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6% 수준으로 선진국의 0.3~1.5%를 뛰어넘었다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분석했다. 2019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 3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국가가 비교적 다양한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한국은 올해 수출부진을 겪고 있지만 수출금액은 같은 지역의 다른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미국 경제의 회복이 중국에 대한 수출부진을 어느 정도 보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은행들이 지난해에 채무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준 대외순채권 상태로 전환되는 등 대외부문 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점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영향을 줬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한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이 가계부채 위험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한국정부가 진 빚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의 20% 수준으로 아직 많지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가 국내총생산의 25%가량 빚을 지고 있어 재정집행을 제약할 수 있다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지적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자체 신용등급은 낮은 반면 비금융 공공기관에 많은 돈을 빌려준 것도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