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호 LG상사 대표이사가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최대 석탄시장인 중국이 환경규제로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는 탓이다.
|
|
|
▲ 송치호 LG상사 대표이사 |
석탄사업의 경우 국내 자원개발기업 가운데 LG상사가 차지하는 규모가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송 사장은 동부발전당진 인수에 뛰어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70%에 육박하는 석탄사용 비중을 2017년까지 65%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추가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석탄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던 자원개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LG상사도 마찬가지다.
LG상사는 국내 상사 가운데 석탄사업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석탄수요 감소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상사는 석탄사업 외에도 석유, 비철금속 등의 자원개발사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지난 해 중국의 전체 에너지 수요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67.5%로 떨어져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 석탄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역할은 계속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에너지원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쓰면서 석탄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석탄은 발전소에 에너지 공급원으로 쓰이는 수요가 많았는데 이마저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상사의 실적도 계속 부진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석탄가격 하락과 석유 생산량 감소 등으로 LG상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243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치호 LG상사 대표는 비상이 걸렸다.
송 대표는 몇 달 전만 해도 이희범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이희범 부회장이 STX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에 부담을 느껴 지난 5월 대표이사 자리에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송 대표는 석탄사업의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상사는 지난 16일 둥부발전당진 지분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LG상사가 인수에 나선 이유는 중국의 석탄수요 감소로 실적부진이 예상되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원 및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상사는 화력발전소 인수를 통해 핵심사업 분야인 석탄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동부발전당진은 충남에 세워질 화력발전소이고 동부그린발전소의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오는 2018년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데 동부발전당진은 마지막 화력발전소 매물로 꼽힌다.
LG상사는 석탄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및 안정적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국내 민자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측면에서 보면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또 최근 신흥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데도 성공했다.
LG상사는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멘가스와 갈키니슈 가스탈황설비가 생산하는 황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했다. 5년 동안 7억5천만 달러 규모로 한국기업이 투르크메니스탄 석유화학제품 판매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상사는 또 투르크멘가스와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전량을 확보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10년 동안 70억 달러 규모다. LG상사는 이 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추진해왔으나 송 대표가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송 대표는 회사 안에서 ‘독종’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임원 시절 주말에 쉰 적이 1년에 다섯 번도 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임원에서 9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보수적인 LG그룹의 문화에서 이런 고속승진은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