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석연료 사용을 큰 폭으로 줄여도 심각한 자산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각국 정부 차원에서 화석연료 퇴출을 진행해도 서민이 보유한 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에 위치한 유정.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화석연료 생산을 급격히 줄여도 대중이 보유한 금융자산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민층 보유 자산 가운데 화석연료 관련 산업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화석연료 사용이 큰 폭으로 감소해도 심각한 자산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 연구는 파리정치대학과 미국 메사추세츠대학이 합동으로 진행해 에너지 전문 학술지 줄(Joule)에 등재됐다.
파리정치대학 경제학과의 루카스 찬셀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급격한 화석연료 퇴출로 입을 손실을 두려워한다”며 “화석연료 퇴출로 생기는 손해는 정부가 적은 예산으로도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정책을 시도할 때마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시대 이전 기준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 채굴을 최대한 억제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해 미국과 유럽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석유 채굴을 60%, 석탄 채굴을 90% 줄이는 상황을 가정한 분석이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좌초자산(Stranded asset)은 최대 3500억 달러(약 427조 원)였다.
좌초자산이란 기후변화 및 친환경전환 등으로 가치가 떨어진 자산을 뜻한다. 여기엔 화석연료와 관련된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 포함돼 있다.
발생한 좌초자산 가운데 60% 이상은 상위 10%의 부유층이 보유했다. 이 좌초자산은 미국 부유층이 보유한 모든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했다.
나머지 90%의 인구가 입는 자산손실율은 2% 이하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는 중산층에 속하는 40%가 입는 피해는 2% 이하, 그 아래 50%의 서민층이 입는 피해는 약 0.05~0.1%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도 대규모 자산 손실로 이어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층에 따라 다르지만 자산손실율이 0.05~2% 이하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레고어 세미니우크 메사추세츠 대학 경제학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화석연료 채굴을 줄여도 여러분의 연금이나 노후자금은 안전하다”며 “기후정책으로 발생하는 자산손실은 (선진국 정부라면) 적은 예산으로도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