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말라야 산맥 빙하가 녹으면 주변 지역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네팔 히말라야 랑탕 국립공원.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히말라야 산맥 빙하가 녹으면서 일부 지역엔 물 부족이, 다른 지역엔 간헐적 홍수가 일어나면서 18억 명 이상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히말라야 산맥 빙하가 2100년까지 최대 80%가 녹아 없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ICIMOD)의 보고서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기준 1.5~2도 상승하면 히말라야 빙하가 30~50%까지 유실될 수 있으며 4도가 넘게 오르면 80%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 환경연구자 필립 웨스터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동안 히말라야 빙하가 정말 녹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이제는 확실히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는 빙하가 녹으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홍수와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히말라야가 수원인 강 유역과 산악 등지가 피해 우려 지역이다.
현재 히말라야 산맥을 수원으로 삼고 있는 강은 12개가 있다. 메콩 강이나 인더스 강처럼 거대한 강들도 포함된다. 이 일대의 수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인구는 약 16억 명으로 추정된다.
웨스터 연구원은 “빙하가 녹으면 물이 불어나서 오히려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 분석에 따르면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물이 간헐적 홍수를 일으키고 일시적으로 불어났던 강의 수량은 홍수가 끝나면 이전과 비교해 줄어든다.
빙하가 녹으면 산악지방에 거주하는 2억4천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원래 산악지방 원주민들은 빙하와 눈을 녹인 물에 의존해 작물을 재배해 왔는데 최근 빙하가 더 높은 산간 지대로 후퇴하면서 물을 끌어올 수 없게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많은 산악지방 원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있다.
웨스터 연구원은 “기온 상승이 이 추세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히말라야 빙하를 100년 내로 모두 잃어버릴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