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잇따라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각) 증권전문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독립 이사 할베리 존스는 12만 주에 달하는 엔비디아 회사 주식을 매도했다.
▲ 엔비디아 이사가 48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사 지분을 매각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5월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옥 로고. <연합뉴스> |
마켓워치가 확인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에 따르면 존스 이사는 현지시각으로 13일 엔비디아 주식 약 12만 주를 400달러에서 408.51달러 사이 가격에 현금화했다.
마켓워치는 “존스 이사는 유언대용신탁(living trust)으로 신탁한 주식을 처분해서 4830만 달러(약 612억5700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존스 이사는 6월2일에도 평균 405달러의 가격으로 엔비디아 주식 7만205주를 매도했다. 이번 달에만 1천억 원에 가까운 대규모 지분을 팔아넘긴 셈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내부 임원이나 이사회 구성원의 자사 주식 매도는 회사 주가가 고점에 달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존스 이사는 1993년부터 30년째 엔비디아 이사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장기간 이사로 활동한 인물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고평가됐다는 인식을 투자자들에 심어줄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주식 판매의사를 나타낸 임원은 존스 이사뿐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텐치 콕스 엔비디아 이사 또한 5월26일과 6월14일 각각 10만 주와 5만 주의 엔비디아 주식 판매를 위한 서류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부터 엔비디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던 브룩 시월 이사도 회사 주식 860주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주요 내부 관계자가 연이어 자사 주식을 매도하면서 엔비디아를 향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23년에만 200% 넘는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1월3일 143.15달러였던 주가가 6월15일에는 426.53달러까지 치솟았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미국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일곱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마켓워치는 존스 이사가 여전히 신탁을 통해 67만6396주, 자신이 관리하는 13만7934주의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전했다.
엔비디아는 존스 이사가 주식을 매각한 배경을 묻는 마켓워치 측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