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창립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신뢰회복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들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와 중앙회 검찰수사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제대로 치르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창립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신뢰회복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일주일 뒤인 25일 창립 60주년 행사를 축소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창립60주년과 자산 300조 원 달성을 기원하는 희망나눔기념음악회를 4월에 열었고 새 텔레비전 광고와 맞춤형 채무조정, 에피소드 공모전, 어린이미술대회 등 여러 행사를 열었다. 에피소드 공모전 당선작은 새마을금고 60년사 에피소드북으로도 만들어진다.
다만 최근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분위기가 무거운 만큼 25일 60주년 행사는 대내적으로 차분히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금고를 중심으로 불거진 직장내 갑질과 횡령, 배임까지 여러 논란이 새마을금고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앙회가 대체투자와 관련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검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반 세기’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더라도 50주년 행사가 열렸던 2013년과는 사뭇 대비되는 분위기다.
새마을금고는 당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50주년 기념식 ‘고마워요 50년! 함께 가요 100년!’을 주제로 성대하게 열었다. 임직원 3만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관부서인 안정행정부의 유정복 장관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새마을금고는 금융사로서 신뢰를 잃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대표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고 금융권 위기 및 뱅크런 설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새마을금고였다.
14일 공개된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3월말 새마을금고 수신잔액은 상호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다. 262조1420억 원으로 2월(265조2700억 원)보다 3조 원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수신협의 수신잔액은 늘었다.
농수신협 고객들은 금융권 위기설에도 돈을 찾으러 가지 않았지만 새마을금고 고객들은 달랐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감독 규정이 이 같은 차이를 낳았다며 상호금융업 감독은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매번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아래 있어 금융감독원의 손길 밖이라 시장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와 관련한 불신이 아예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PF 관련 대출 중단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한 달 전이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4월에 ‘공동 집단대출 및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대출 5차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가계대출을 제외한 공동대출 등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농협중앙회와 신협중앙회가 부동산 시장위험을 감지하고 지난해 10월에 신규 공동대출을 중단한 것보다 6개월 가량 늦었다.
60주년 기념식을 앞둔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 회장은 3월에 열린 중앙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는 올해를 믿음을 주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그는 당시 “출범 50주년을 맞이한 오늘을 ‘민족금융 100년을 향한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변화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금고에는 희망을 고객에는 믿음을 주는 새마을금고중앙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