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오랜 기간 공들여온 금융플랫폼이 카카오뱅크 실적에 큰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금융·생활 필수 플랫폼 전략에 고객들이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방문하며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융 상품이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공들여온 금융플랫폼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하기 시작했다. |
금융업계에서는 윤 대표가 2016년 설립부터 지금까지 4번째 임기를 맞이하며 이어온 플랫폼 강화 노력이 본격적 결실을 이룰 시기가 된 것으로 바라본다.
윤 대표는 2014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카카오에서 모바일뱅크테스크포스팀(TFT) 부사장으로 일하며 카카오뱅크 설립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설립부터 관여한 윤 대표가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윤 대표는 대한화재, 다음, 카카오 등에서 일해 금융과 IT(정보기술) 분야를 융합하는 데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뱅크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더 빨리 인가를 받고 기업공개(IPO)에서도 앞서갈 수 있었던 것도 윤 대표의 경험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사업 방향을 가장 우선가는 금융·생활 필수 플랫폼이 되는 것으로 잡았다.
고객들이 카카오뱅크 앱을 많이 찾게 되면 앱에 갖춰진 금융 상품을 통해 여신, 수신 등 금융 본업에 속하는 실적도 상승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2118만 명의 고객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말과 비교해 14% 증가했다. 특히 가장 높은 가입자 수를 갖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가 아직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눈길을 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은행을 주거래 은행이라고 한다면 카카오뱅크는 2천만 고객의 주거래 은행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며 “금융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금융플랫폼 경쟁력이 높아진 결과 올해 3월 국내 체크카드 시장점유율 12.3%를 차지하는 성과도 냈다.
카카오뱅크 플랫폼 수익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분기 13%로 나타났다. 2022년 말 3%보다 10%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2018년 12월 내놓은 모임통장 고객은 올해 3월 말 880만 명으로 늘었다. 2021년 말 640만 명이던 모임통장 고객은 2022년 말 820만 명으로 증가했다.
모임통장 잔액도 3월 말 기준 5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3조8천억 원, 2022년 4조8천억 원을 나타내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 40조2천억 원, 여신 잔액 29조3천억 원을 냈다. 올해 2분기면 여신 잔액도 3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윤 대표의 플랫폼 강화는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 최대 실적 달성에 밑바탕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1분기 별도기준 영업수익 5605억 원, 영업이익 1364억 원, 순이익 1019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보다 영업수익은 65.6%, 영업이익은 54.3%, 순이익은 52.5% 증가했다.
이전 최고 실적이었던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1046억 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실적을 두고 “금융소비자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낮은 금리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대출을 공급한 결과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고른 여신 성장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1년 만인 올해 1분기 잔액 2조4천억 원을 달성했다. 신규 취급액도 같은 기간 1조437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7940억 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업계에서는 예상을 넘어선 실적에 카카오뱅크 성장성에 관한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바라본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건전성, 유동성, 경쟁강도 강화 가능성 등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출자산의 연간 20% 안팎 성장률 확보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1분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0.58%, 0.43%를 나타내며 건전성 악화 부담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경쟁 은행을 도입해 카카오뱅크의 경쟁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 파산 등 금융환경 불확실을 고려해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