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중국에 제조 공급망 의존을 효과적으로 낮추며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반도체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전 세계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효과적으로 중국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가 나왔다.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는 뒤늦게 중국 내 생산설비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졌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 세계 제조사들의 공급망 탈중국 흐름에 ‘우수사례’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이미 중국에서 스마트폰 등 제품의 생산 비중을 크게 낮추는 작업을 수 년에 걸쳐 진행해온 만큼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거리를 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공급망 불확실성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중국 정부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공장 가동을 강제로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자연히 중국에 위치한 여러 부품공장이 생산을 멈추거나 물류 이동이 제한되는 등 사태가 벌어지며 애플과 테슬라 등 중국에 공장을 둔 다수의 기업이 차질을 피하기 어려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이러한 기업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2013년까지 6만 명에 이르던 중국 내 제조인력이 2021년 기준 1만8천 명까지 줄어드는 등 중국에 생산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에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등을 아직 운영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생산설비는 2019년부터 완전히 가동을 중단했다.
반면 베트남과 인도 등 다른 국가의 생산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인 공급망 다변화 노력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뒤늦게 삼성전자를 뒤따라 중국에서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생산 비중을 낮추려 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이뤄내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미국과 중국 이외 국가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는 데 고전하고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지역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에서 대부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기업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생산 거점 다변화에 따른 수혜를 이중으로 노릴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 중국 공급망과 ‘디커플링’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애플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한동안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이 인도 등 국가로 뒤늦게 공급망을 이동하며 부품 확보와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을 겪는 시행착오를 겪는 사이 삼성전자가 앞서나갈 기회를 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기업들에 중국 의존 탈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수의 기업들이 이런 발자취를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