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돈을 모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6개월 동안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27일 크라우드펀딩 전용사이트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회사 12곳이 1월25일부터 이날까지 누적으로 펀딩한 금액이 92억4618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금액의 54.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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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기 오픈트레이드 대표. |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개인투자자의 돈을 모아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
크라우드펀딩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이후 중간에 침체됐던 적도 있지만 7월 들어 전체규모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100% 만족할 성과는 아니지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에 모인 돈을 월별로 보면 2월 1억1181만 원으로 시작해 4월 32억1900만 원으로 최고에 이르렀다. 그 뒤 하락해 6월 8억1700만 원으로 줄었다가 7월1~27일 27억3325만 원으로 다시 늘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서 기업과 투자자를 중개하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도 연초 5곳에서 현재 12곳으로 늘었다. 와디즈와 오픈트레이드 등 기존의 크라우드펀딩 중개전문회사들에 더해 IBK투자증권·키움증권·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회사들도 3월 이후 참여했다.
크라우드펀딩을 받는 분야도 초기에는 제조업 위주였지만 콘텐츠제작과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IBK투자증권의 중개를 받아 5억 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하기도 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보다 자금유치가 상대적으로 쉬워 아이디어를 보유한 개인이나 스타트업기업이 선호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으로 목표한 자금의 조달에 실패하는 사례도 전체의 절반에 이르러 규제완화 등 추가적인 활성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기준으로 개인이나 기업이 신청한 크라우드펀딩 105개 가운데 59개(56.2%)만 목표한 자금의 조달에 성공했다.
고용기 오픈트레이드 대표는 20일에 열린 ‘제22차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에서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려면 광고와 홍보 등에 적용되는 규제를 개편하고 투자한도와 발행한도도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일반투자자는 1년에 500만 원 한도로 투자할 수 있으나 한 곳에 200만 원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한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만 펀딩을 홍보할 수 있어 크라우드펀딩을 널리 알리기 힘든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