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미국에서 기술 심포지엄을 열고 3나노 파생 공정과 2나노 미세공정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관련해 소개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3나노에 이어 차세대 2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도 여러 세대로 나눠 고객사의 다양한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한 뒤 꾸준한 성능 개선을 통해 삼성전자와 인텔 등 후발주자로 나선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반도체 전문지 어낸드테크에 따르면 TSMC는 북미 반도체 심포지엄을 열고 향후 순차적으로 도입할 새 미세공정 기술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현지시각으로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기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텍사스와 보스턴, 대만,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중국과 일본에서 연이어 설명회를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에 TSMC의 현재 기술 발전 현황과 미래 계획을 밝히며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TSMC는 이날 최신 반도체 미세공정인 3나노 초기 공정을 N3E와 N3X, N3P 등 후기 공정으로 2025년까지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미 3나노 공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도입할 것이라는 내용은 공개됐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각 미세공정 기술의 성능 및 전력효율 향상폭 등 기술 사양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3E 공정은 TSMC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3나노 초기 공정보다 더 폭넓은 고객사 주문 확보를 염두에 둔 기술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이 예정돼 있다.
N3P는 전력효율 및 성능 향상을 모두 중점에 둔 공정으로 N3E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던 고객사가 반도체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
N3X는 전력 소모가 많은 대신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특화한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전용 공정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등 분야에서 수요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TSMC는 이처럼 3나노 공정을 4종류 이상으로 나눠 도입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 경쟁에 뛰어든 삼성전자 및 인텔과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 3나노 초기 공정, 올해 도입하는 후기 공정 이외에 추가 기술 발전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인텔도 3나노 공정을 한 종류만 도입할 계획을 두고 있다.
TSMC가 3나노 파생 공정기술의 장점을 적극 강조한 것은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면 성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이러한 파생 공정을 활용하기도 쉬워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TSMC는 3나노 후기 공정이 현재 초기 공정의 약점으로 꼽히는 생산수율 등 측면에서도 훨씬 장점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N3P 공정은 2024년, N3X 공정은 2025년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차세대 공정인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도입하기 전까지 고객사들에 꾸준히 새 기술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 TSMC 반도체 생산공정 안내 이미지. < TSMC > |
TSMC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둔 2나노 파운드리 공정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나노 공정은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제적 기술과 양산체계 확보를 위한 속도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 인텔은 이보다 이른 2024년부터 2나노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거센 추격에 나서고 있다.
TSMC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2나노 공정도 초기 공정과 파생 공정으로 나눠 고객사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2026년 N2P, N2X 등 파생 공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2나노 공정도 3나노와 같이 꾸준한 성능 및 전력 효율 발전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TSMC가 2나노 초기 공정 이후의 신기술 도입 일정을 공개한 점은 2025년까지 2나노 공정을 완전히 상용화해 시장에서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 등 차세대 산업에서 활용될 첨단 반도체의 위탁생산 수요를 새 공정기술 도입 전부터 선제적으로 확보해 고객사 기반을 넓히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 후발주자로 나선 기업은 이처럼 수 년 뒤 상용화할 새 공정기술 도입 계획을 적극적으로 앞세우기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TSMC의 심포지엄은 결국 삼성전자와 인텔이 공격적으로 추격에 나선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TSMC는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은 수율과 성능, 양산 일정 측면에서 모두 순조로운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사 수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