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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한파 다음 폭염 온다, 기후변화로 기회 얻는 기업은 어디인가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4-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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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22년 겨울을 돌아보면 한국은 라니냐의 영향으로 전에 없는 한파를 경험했다. 영하 30도의 차가운 공기가 제트기류를 뚫고 한반도를 침범하면서 시베리아보다 추운 한국이라는 농담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런데 겨울이 추울수록 여름이 무덥다는 말이 있다. 2018년 이후 한국은 해마다 기록적 폭염을 겪고 있으며 그 기록은 2022년 여름이 갈아치웠고 2023년에도 기록 경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 기후변화의 충격은 한국 밖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2년 미국에는 냉동태풍이 몰아치면서 수십 명이 얼어죽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눈길을 뚫고 식료품점을 약탈했다. 특히 일 년 내내 따뜻해 휴양지로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밤새 얼어 죽은 이구아나가 출근길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지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앞서 2022년 여름에는 엘니뇨가 유럽을 강타했다. 원래 유럽은 가장 더울 때도 20도 정도의 서늘한 여름날씨를 자랑하는 살기 좋은 곳이라 에어컨이 있는 집이 별로 없을 정도다. 이런 곳에 2022년 최대기온이 40도에 이르는 불볕더위가 닥치자 1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기회를 잡은 곳들도 있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를 버텨내기 위한 계절가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가을과 겨울 보일러 기업들이 주목받았으니 2023년 여름엔 에어컨 기업들이 주목받을 차례다.

그동안 수백년 전통의 현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던 북미와 유럽의 계절가전 시장에서는 친환경 고효율 제품, 1인가구를 겨냥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혹독한 한국 기후에 적응한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점점 소득이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지역도 새로운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2022년 겨울 한파에 웃은 국내 기업은 경동나비엔이 있다. 미국에 콘덴싱보일러와 온수기를 수출하는 경동나비엔은 2018년부터 수출이 국내매출을 넘었다. 2021년 매출 1조 원을 넘었으며 2022년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을 비롯해 세계에서 친환경 고효율 난방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많아진다는 점도 경동나비엔에 기회가 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2022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신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반대로 폭염 속에서 기대를 받는 코웨이도 있다. 코웨이는 에어컨을 비롯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들을 렌털을 통해 제공하는 기업이다. 성장이 둔화된 국내 렌털 시장을 벗어나 동남아시아와 북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정수기업계 최초로 이슬람 품질인증 할랄 마크를 받으면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신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북미에서는 한인을 대상으로는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인 이외에는 아마존과 월마트를 통해 제품 판매를 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2021년부터는 네덜란드에 지사를 설립해 커지는 유럽의 계절가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추가로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파세코가 있다. 원래 석유난로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었는데 창문형 에어컨, 의류관리기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2021년 폭염 당시 1인가구에서 수요가 있는 창문형 에어컨이 히트하면서 급성장했다. 이후 창문형 에어컨을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 지역에 수출했으며 2022년부터는 수출지역을 대만과 남미 칠레로 확대했다.

파세코는 폭염주인 동시에 한파주이기도 하다. 2022년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수급이 어려워진 유럽에서 석유스토브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뛰었다.

여름과 겨울 모두 혹독한데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한국의 가전기업은 다양한 계절가전 라인업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에너지효율도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났다.

세계가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지금 만반의 준비를 마친 한국기업들의 행보에 기대를 걸게 된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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